'윤창호법' 도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해상 음주운항은

입력 2018-12-25 09:10
수정 2018-12-25 16:17
'윤창호법' 도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해상 음주운항은

올해 10월부터 5t 미만 선박 처벌 강화…과태료→벌금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해상 음주 운항 처벌 기준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윤창호법 제정 이전에는 해상 음주 운항 단속 기준이 육상 음주운전 단속 기준보다 더욱 강했다.

육상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으로 0.05% 이상이면 운전면허 정지 등 처벌을 받았지만, 해상에서는 0.03% 이상만 돼도 해기사 면허 정지 대상이 된다.

해상 음주 운항 단속 규정은 불과 20년 전인 1998년에 신설됐다. 처음에는 해상 음주 운항 처벌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8%였지만, 2011년 0.05%에 이어 2015년 0.03%로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윤창호법 제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는 최저 음주 혈중알코올농도는 앞으로는 육상이나 해상이나 0.03%로 동일해진다.

육상에서 운전면허 정지 기준을 0.05%에서 0.03%로, 면허 취소 기준을 0.1%에서 0.08%로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은 이달 7일 국회에서 의결됐고, 공포 후 6개월 이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육상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됐다고 해서 해상 혈중알코올농도 단속 기준까지 더 강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최저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사람에 따라 측정될 수 있는 수치여서 농도 기준을 더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는 것이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 설명이다.

다만 혈중알코올농도 단속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벌금 상향 등 음주 운항에 대한 전반적인 처벌 규정은 강화할 방침이다.

5t 미만 선박을 몰고 음주 운항했을 때 종전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했지만 올해 10월부터는 관련 규정 개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처벌 기준이 강화되기도 했다.

현행 해사안전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상태로 선박을 운항하면 5t 이상 선박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5t 미만 선박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 음주 운항 적발 횟수에 따라 해기사 면허가 정지되거나 아예 취소될 수 있다. 1차 위반 시 면허 정지 3개월, 2차 위반 시 면허 정지 1년이다. 3번째 적발되면 해기사 면허가 취소된다.

해경 관계자는 "5t을 기준으로 음주 운항 처벌을 구분한 것은 5t 미만 선박의 경우 영세 어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계속해서 음주 운항 처벌 규정은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해상 음주 운항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해경청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최근 6년간 전국 해상에서 음주 운항을 하다가 해경에 적발된 건수는 620건이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102건과 78건이었던 음주 운항은 2015년 131건으로 치솟았다가 2016년과 지난해에는 117건과 122건이 적발됐다.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70건이 해경에 단속됐다.

이 기간 음주 운항으로 인한 선박 사고도 75건이나 발생했다. 이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이는 모두 8명이었다.

지역 별로는 통영과 목포 해상에서 12건의 음주 운항 사고가 각각 발생해 가장 많았고, 부산·창원·여수 해상에서 각각 6건, 인천·태안·제주 해상에서 5건씩 일어났다.

음주 운항을 하다가 단속된 선박 종류를 보면 어선이 40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예·부선 56건, 낚시어선 24건, 화물선 14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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