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구팀 "MLL 단백질 안정되면 백혈병 진행 느려져"

입력 2018-12-24 14:16
미연구팀 "MLL 단백질 안정되면 백혈병 진행 느려져"

MLL 전위 소아백혈병 치료 약 개발에 '청신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소아백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법에 대해 연구해 온 미국 노스웨스턴대 팀이 성공적인 동물실험 결과를 담은 네 번째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생물학 분야 국제저널인 '유전자와 발달(Genes & Development)'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2년간 3건의 관련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셀(Cell)'에 발표했다.

24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와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연구 성과는, 백혈병을 일으키는 MLL이라는 핵심 단백질이 안정화되면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알아낸 것이다.

다음 단계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소아백혈병 '슈퍼 드럭'을 개발해 인체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될 듯하다. 혈액암의 일종인 'MLL 전위(轉位) 백혈병'의 생존율은 30%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어린이 환자가 특히 많은, 급성 골수 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과 급성 림프 백혈병(ALL; acute lymphocytic leukemia) 두 종류에 초점을 맞췄다.

알리 실라티파드 박사가 이끄는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심프슨 퀘리 후생유전학 연구센터는 지난 25년간 'COMPASS(COMPASS; Complex Proteins Associated with Set1)'라는 단백질 복합체 안에서 MLL이 보이는 분자 기능에 대해 연구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에 COMPASS 구성 분자들이, 가장 빈도 높게 확인되는 암 유전자 변이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논문의 수석저자이기도 한 실라디파드 박사는 "20년 이상 이 MLL 전위에 매달려 왔는데 이제 5년 내지 10년 후면 어린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치료 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환자의 생존율을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매우 중대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지난해, 유전자 전사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초 신장 복합물(SEC; Super Elongation Complex)'이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발견해 '셀'에 발표했다. 같은 종류의 단백질 중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된 건 처음이었다.

가장 최근 논문에 들어간 'MLL 안정화 과정'은, 잠재적으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같이 딱딱한 종양이 생기는 암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대학 박사후과정의 지보 자오 연구원은 "소아백혈병뿐 아니라 다른 암에도 새로운 치료적 접근로를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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