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前공정위원장 "딸깍발이 40년…건강도 위험" 보석 호소

입력 2018-12-24 11:21
정재찬 前공정위원장 "딸깍발이 40년…건강도 위험" 보석 호소

신영선 전 부위원장도 보석 신청…재판부 27일 공정위 사건 최후 변론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대기업에 퇴직 간부들을 재취업시키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건강이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며 법원에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신청했다.

정 전 위원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에서 "희귀한 뇌병변으로 '머릿속에 다이너마이트를 넣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구치소 생활을 하며 몸무게가 7∼8㎏ 줄어 굉장히 위험한 상태이니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40년가량 공직생활을 하며 오직 정도를 걷고 술·담배도 하지 않으며 딸깍발이처럼 일했다"며 "퇴직자 재취업에 대해서는 들은 바도 없다"며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변호인도 "적어도 연말연시를 가족과 보내도록 구금을 면하게 해 주신다면 약 한 달 뒤로 예상되는 선고를 기다리며 주변을 정리할 은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보석을 신청한 신영선 전 부위원장도 "노모가 있고 고3이 되는 딸이 있다"며 석방해달라고 호소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공직 입문 후 30년간 오해를 살까 봐 동창회나 친척 모임도 가지 않고 사생활을 포기한 채 업무에 매진했다"며 "이런 일에 연루돼 참담한 심정이지만 기업이 원치 않는데도 인사 부서에서 억지로 취업시킨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정 전 위원장과 신 전 부위원장 모두에 대해 "석방되면 과거 하급자이거나 피해자인 주요 증인들에게 증언을 번복게 할 우려가 있다"며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예상되는 만큼 도주의 우려도 있다"며 보석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보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석 신청과는 별도로 오는 27일 공정위 퇴직자의 불법 재취업 사건의 마지막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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