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정부 문닫는 '셧다운' 현실화하나…"근로자 80만명 영향"

입력 2018-12-22 02:20
수정 2018-12-22 12:41
美연방정부 문닫는 '셧다운' 현실화하나…"근로자 80만명 영향"

국방·의료·항공·우편 등은 정상 기능…"필수업무는 가동"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의 대치 속에 21일(현지시간) 새 긴급 지출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까지 지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해 셧다운이 일어나면 지난 1월 20∼22일 사흘 동안, 2월 9일 반나절 간 이뤄진 사례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장벽 건설 비용 50억 달러(약 5조6천500억원)를 반영한 새 법안을 찬성 217표, 반대 185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이 상원에서 가결되려면 60표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공화당 의석수는 51석에 그쳐 민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통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셧다운' 현실화…장벽예산 협상 결렬 / 연합뉴스 (Yonhapnews)

외신에 따르면 당초 미 의회는 9월 말 예산안 처리 때 합의되지 않은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예산안의 일부분을 처리해야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의회는 이달 7일까지인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을 2주 늘리기로 하고 21일까지 임시지출 법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합의가 되지 않아 장벽 예산을 빼고 내년 2월 8일까지 현행 수준 경비를 지원하는 긴급 법안을 편성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회동 후 공화당이 장벽 예산을 넣은 법안을 다시 마련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셧다운이 일어나면 22일 0시를 기해 연방정부와 소속 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중단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셧다운 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내무부, 농무부, 국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다.

9월 말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해서는 1년 치 예산을 반영하는 등 전체 연방정부 예산의 75%가량이 통과됐다. 문제가 되는 건 나머지 25%의 예산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연방 기관이 문을 닫거나 업무 상당 부분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약 48만명의 연방 근로자가 해고될 수 있다"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WP에 따르면 법무부와 상무부, 국세청은 직원 수천 명을 집에서 무급으로 지내도록 할 계획이며 증권거래위원회는 특정 사업 기록 처리를 포함해 중단될 서비스 목록을 게시했다.

AP통신은 셧다운이 일어날 경우 "80만명 이상의 연방정부 근로자가 해고되거나 급여 없이 일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방부와 복지부 등은 정상 가동하며 필수 업무 분야에는 인력을 투입해 차질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공공 안전에 필수적인 업무로 간주하는 직무는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군과 국경 안보가 이에 해당한다. 공공 안전에 필수 업무가 아닐 경우 해당 직원은 임시 휴가를 받는다.

BBC는 "연금과 의료·건강관리에 관한 연방 프로그램은 계속 운영될 것"이라며 군, 국경 순찰, 해안 경비, 연방 사법기관, 항공교통 관제와 공항 보안 기능은 정상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백만 개의 우편물을 배송 중인 미 우체국은 독립 기관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BBC는 전했다.

국립공원도 폐쇄되지만, 정부가 필수 서비스라고 판단할 경우 대상에서 빠진다.

올해 1월 셧다운 당시에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 인력 없이 국립공원을 개장했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뉴욕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주 예산으로 운영됐다.

한편 향후 사태 전개와 관련, 의회 새 회기가 시작하는 내년 1월 3일 이후 하원 주도권을 쥐는 민주당은 새 지출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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