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와 비공개 회동…합의안 지지 당부

입력 2018-12-21 20:08
메이,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와 비공개 회동…합의안 지지 당부

강경파 핵심 의원, '안전장치' 명확성 확보하면 합의안 지지 의사 밝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내 브렉시트(Brexit) 강경파 등 다양한 파벌에 속한 의원들을 만나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만약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중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EU 측의 법적 확약을 받아낸다면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1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지난 18일 보수당 의원 10명을 비공개 초청했다.

이날 만남에는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 연구단체'(ERG) 수장인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과 ERG 소속 다른 의원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의장인 그레이엄 브래디 경, 니키 모건 하원 재무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보수당 내 다양한 파벌 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이중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모그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주도한 인물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보수당 내 분열을 수습하고 단결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평화 회동'을 열었다. 메이 총리는 내년 1월 셋째주에 의회에서 실시될 EU와의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승인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은 1시간가량 이어진 만남에서 메이 총리가 매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모그 의원은 자신이 주도한 총리 신임투표 이후 불과 며칠 만에 총리 초청을 받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그 의원과 ERG 소속 또 다른 의원인 버나드 젠킨 경은 만약 메이 총리가 '안전장치'와 관련한 법적 명확성을 확보한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할 수 있다며 유화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방안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그러나 보수당의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의회에서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안전장치' 종료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확약'을 EU에 요구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이들(모그 의원 등)이 합의안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인 올리 로빈슨은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측 협상 파트너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그러나 브렉시트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한 EU 소식통은 '안전장치'와 관련해 너무 이른 양보를 할 경우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더 많은 요구를 내세울 수 있는 점을 EU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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