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신차판매 3개월째 감소…새 연비측정도입 탓? 경기회복 둔화?
8월 31.2% 급등 후 9·10·11월 내리막…연간누적판매는 0.8%↑
유럽서 잘 팔리던 현대·기아차도 11월엔 '후진 기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에서 지난 11월 신차 판매(신규 등록 기준)가 작년 11월보다 8.0% 줄어들면서 지난 9월 이후 3개월째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11월 EU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112만1천162대로 작년 11월(121만8천274대)에 비해 8.0% 감소했다.
이에 따라 EU에서 자동차 판매는 지난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31.2% 급등한 이후 9월 23.5%, 10월 7.3%, 11월 8.0% 각각 줄어들면서 3개월째 위축됐다.
11월 EU의 신차판매는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 4개 회원국을 뺀 24개 회원국에서 모두 감소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별로는 시장점유율 1위인 폴크스바겐을 중심으로 한 VW그룹이 10.9% 줄어든 것을 비롯해 푸조 주축의 PSA그룹(-5.8%), 르노그룹(-16.0%), 피아트 중심의 FCA그룹(-8.1%), BMW그룹(-2.8%), 포드(-8.2%) 등도 감소했다.
그동안 EU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현대차(-6.1%), 기아차(-0.1%)도 작년 11월보다 판매가 줄었다.
반면에 다임러(3.3%), 도요타(3.8%), 볼보(13.4%) 등은 11월에도 신차 판매가 늘었다.
ACEA는 지난 9월 새로운 배출가스 검사 방식 시행을 앞두고 올해 7, 8월에 자동차 구매가 크게 늘어 판매가 급증한 여파로 이후 3개월간 신차 판매가 작년 동기에 비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는 지난 9월 1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조사방식을 종전의 이론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실 조사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신차판매는 경기 흐름을 잘 보여주는 체감 지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동안 회복세를 보여오던 EU의 경기가 둔화 증세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3일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예상한 2.0%에서 1.9%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ECB는 유로 지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믿지만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EU의 신차 누적 판매 대수는 1천416만278대로 작년 같은 기간(1천404만6천351대)보다 0.8% 증가세를 기록했다.
ACEA는 중부유럽에서 신차 수요가 지속해 올해 들어 신차 판매가 9.6% 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EU의 5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스페인(8.0%), 프랑스(4.7%), 독일(0.4%) 등은 올해 들어 신차 판매가 증가했지만 이탈리아(-3.5%), 영국(-6.9%)은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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