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핵심 과제는 北비핵화"

입력 2018-12-21 19:05
中학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핵심 과제는 北비핵화"

선양총영사관 주최 포럼서 주장…"정전·평화 협정은 핵심 아냐"

신봉섭 前총영사 "북한의 美전초기지화 방지가 中의 우선순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핵심과제는 평화협정 체결이 아닌 북한의 비핵화와 폐쇄상태 해결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진창이(金强一) 옌볜대 북한한국연구중심 교수는 21일 주선양 한국총영사관 주최로 중국 선양에서 열린 동북아공동체포럼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정전협정이나 평화협정 체결이 핵심의제 같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큰 핵심은 핵 문제다.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타 문제는 당연히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북한 비핵화가 실현되면 정전협정은 하루아침에 체결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급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충분한 성의를 보였다고 한다"면서 "(이것이) 과연 비핵화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비핵화의 첫 단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주목하는데, 과연 좋은 시작이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도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또 다른 핵심과제는 북한의 폐쇄상태 해결이라면서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북한 개혁개방은) 다운-톱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주선양 총영사를 지낸 신봉섭 한림대 객원교수는 "북핵은 비핵화의 문제이자 해결대상으로, 미·중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면서도 "미·중이 북한의 지정학적·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신 전 총영사는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구실로 한반도 북부까지 영향권을 확대하고, 북한이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안보 전략적 우선순위"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중국 측 최상의 목표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친중 정권하에서 북한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경제적 수단으로 북한의 안보를 굴복시킬 수 없다고 본다"면서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남북경제 통합과 화해 무드에 적극 지지를 표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정부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에 대한 중국정부의 화답과 지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측 학자가 최근 북·중 관계 복원 등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배경에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 속도가 중국의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는 점이 있다고 지적하자 중국 학자들이 적극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병진 주선양 한국총영사와 그레고리 메이 주선양 미국총영사를 비롯해 한·중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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