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각 바르셀로나서 국무회의…시위대 "점령군 나가라"(종합)

입력 2018-12-22 01:25
스페인 내각 바르셀로나서 국무회의…시위대 "점령군 나가라"(종합)

산체스 총리, 수도 아닌 바르셀로나서 국무회의 주재…카탈루냐 독립진영 반발

분리주의 단체들 "카탈루냐에 대한 도발"…도로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 사이의 긴장이 팽팽해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21일(현지시간) 주례 국무회의를 카탈루냐의 중심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열자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들은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도로를 점거하거나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오전 주례 국무회의를 바르셀로나에서 주재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스페인과 카탈루냐 간의 화해 노력을 강조하기 위해 수도 마드리드가 아닌 바르셀로나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 22% 인상, 공공부문 근로자 임금 인상, 인프라 투자 증액 등의 조치를 확정했다.

이사벨 셀라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카탈루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고자 바르셀로나에 왔다"면서 "모든 시민의 좋은 삶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탈루냐 분리독립 진영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제1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국무회의를 연 것은 "스페인의 카탈루냐에 대한 도발"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시위대는 국무회의가 열린 건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선 경찰에게 돌과 페인트 주머니를 던지며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급진분리주의 단체인 공화국수비위원회(CDRs)는 바르셀로나에서 수도 마드리드와 프랑스 쪽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 10여개를 아침부터 점거하고 스페인 정부에 분리독립 승인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바르셀로나 프랑카 역 주변에도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모여 평화행진을 했다. 일부 시민은 '점령군은 나가라'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바르셀로나 전역에서 과격 시위를 벌인 11명을 연행했다.

카를레스 세라(45)라는 남성은 산체스 총리가 바르셀로나에서 국무회의를 연 것에 대해 "그들이 우리를 도발하려고 왔다"고 주장했다.

분리독립계열 시민단체 ANC 역시 이날 시민들이 자가용 승용차로 바르셀로나의 주요 도로를 봉쇄하라고 촉구하며 시위 동참을 호소했다.

ANC를 비롯한 20여개 카탈루냐 분리주의 단체들은 이날 저녁에도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행진하며 스페인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 급진 단체의 폭력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바르셀로나에 경찰력을 증파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의회 지도부는 시민단체들에 평화 시위를 호소했다.

앞서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산체스 총리는 20일 저녁 회동해 양측이 카탈루냐의 지위 문제를 두고 "효과적인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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