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대선 30일로 연기…야권 "대통령 집권연장 꼼수냐"
선관위 "선거장비 소실·에볼라 사태로 준비 안돼"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대통령 선거가 연기되자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21일(현지시간)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민주콩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3일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 투표를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코르네유 낭가 민주콩고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 장비 소실과 동부 지역 에볼라 사태로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가 오는 30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선거관리위원회 창고에서 불이 나 킨샤사에서 사용하려던 투표 집계기 1만개 가운데 약 8천개가 소실됐다.
또 올해 8월부터 민주콩고에서는 전염병 에볼라가 동부 북키부주(州)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야권은 대선 연기에 대해 조셉 카빌라(47) 현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야권의 연합 후보인 마르탱 파율루(61) 의원은 "그들(선관위)은 선거를 치르지 않으려고 온갖 계략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래야 카빌라 대통령이 영원히 집권할 수 있다. 우리는 질렸고 그들은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민주콩고는 그동안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한차례도 경험하지 못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되고 나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카빌라 대통령은 헌법상 임기가 2016년 12월 끝났지만,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아 논란을 샀고 올해 8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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