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압산소 치료시설 달랑 1곳…경기의회 "시설 확충해야"

입력 2018-12-21 16:23
경기도 고압산소 치료시설 달랑 1곳…경기의회 "시설 확충해야"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정희시)가 가스중독 환자에게 필요한 고압산소 치료기 확충을 도에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강릉의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고교생 10명 중 3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병원으로 이송된 7명의 환자 중 일부가 고압산소치료실 부족으로 시설을 갖춘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21일 도의회 보건복지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고압산소치료 시설을 운영하는 병원은 21곳뿐이며, 경기도에는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유일하다.

고압산소 치료기는 연탄 사용이 많았던 70, 80년대엔 보건소에서도 갖춘 흔한 장비였다.

그러나 최근엔 병원들이 비싼 장비 가격과 유지비, 20여 년째 묶여 있는 낮은 의료수가 등을 이유로 고압산소 치료기를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는 과거처럼 많지 않아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비를 지원해 고입산소치료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게 도의회의 판단이다.

최종현 보건복지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은 "가스중독 환자가 경기도에서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처방안이 없다"며 "정부와 경기도가 설치비 등을 지원해 지역 간 거리가 먼 경기지역에 관련 시설을 거점병원별로 확대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도 일부 대형병원이 노후한 1인용 탱크를 비치하고 있을 뿐이다. 경기도도 사실상 인천권인 순천향대 부천병원 1곳만 있어 수도권은 '고압산소치료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희시 위원장(더불어민주당·군포2)은 "고압산소치료 분야는 과거엔 일산화탄소 중독 및 잠수병 환자 등의 치료에만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에 의한 만성 합병증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며 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500여 응급센터에 고압산소치료기를 가동하도록 하고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는데, 이러한 선진국의 의료운영시스템을 연구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도내 병원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릉 펜션 사고에서 드러났듯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고압산소치료다.

고압산소치료는 환자를 1시간 30분 정도 특수 탱크에 눕혀 놓고 100% 농도의 산소를 일반 공기압보다 2∼5배 높은 고압으로 들이마시게 한다.

다량의 산소를 체내 혈액 속에 녹아들게 해 몸 곳곳에 산소를 공급, 저산소증으로 말미암은 여러 질환의 증상을 개선해 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상처, 방사선 치료에 의한 골조직 손상 및 혈뇨성 방광염, 잠수 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치료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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