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수상시집

입력 2018-12-22 06:01
[신간]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수상시집

왕과 서정시·별의 계승자·소설가의 공부·마리카의 장갑·나 제왕의 생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수상시집 = 박민정(소설)과 안미옥(시)이 수상한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 및 수상시집.

소설집에는 수상작인 박민정의 '모르그 디오라마'와 그의 자선작 '숙모들'이 실렸다.

우다정의 '노크', 윤이형의 '마흔셋' 등 수상 후보작과 김성중의 '레오니', '윤대녕의 '밤의 흔적' 등 역대 수상 작가의 최근작도 볼 수 있다.

시집에는 수상작인 안미옥의 '지정석' 외 6편과 자선작인 콘크리트 외 7편이 실렸다.

수상 후보작인 김이강의 '정거장 가는 길', 김현의 '태초에 이 들판에 한 마리 호랑이가 있어' 등과 역대 수상 시인 근작인 황동규의 '바가텔 2', 이수익의 '불가사리' 등도 독자들을 만난다.

현대문학. 368쪽·252쪽. 1만5천원·1만2천원.



▲ 왕과 서정시 = 중국 작가 리훙웨이의 인문학 SF.

2017년 출간되자마자 중국 문단을 들끓게 만들며 그해 중국 최미(最美)서점위크 문학상 최고 인기 도서상을 수상하고 '아주주간' 선정 2017년 중국 10대 소설 1위에 올랐다.

이성이 지배하는 질서정연한 '왕'의 세계에서 감성과 자유가 넘치는 '서정시'는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언어에서 서정성을 제거해 죽음의 의미를 없앰으로써 인류의 영생과 통합을 이루려는 거대 그룹 '제국'과 사라져가는 문자와 언어를 지키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삶에 미치는 언어의 역할과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양과 질 두 가지 면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SF의 현주소와 중국 문학의 광활한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한수희 옮김. 한스미디어. 456쪽. 1만8천원.

▲ 별의 계승자 - 내부우주 = 미스터리 SF의 대가 제임스 호건의 '별의 계승자'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달에서 5만 년 전 우주비행사의 시체를 발견하며 시작된 기나긴 여정.

은하계를 장악하려는 제블렌인들과의 가짜 전쟁에서 승리하고, 제블렌 행성의 재건을 돕기 위해 파견된 지구인들 앞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마법 같은 우주가 펼쳐진다.

'별의 계승자' 시리즈는 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장르를 바꾸는 듯한 재미가 있다.

1991년 작인 '내부우주'는 당시 SF계에 몰아친 사이버펑크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새로운 발상까지 담았다.

다섯 번째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다.

최세진 옮김. 아작. 664쪽. 1만8천원.



▲ 소설가의 공부 = 미국 작가인 루이스 라무르의 회고록.

라무르는 100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고, 45편이 넘는 단편과 장편이 영화화된 현대문학사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하나다.

그는 작가가 되기까지 여정을 젊은 시절의 방랑 경험과 풍부한 독서 이력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책을 읽은 라무르는 한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신중하게 귀 기울여준 훌륭한 청자이기도 했다.

이 책은 굳이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을 좀 더 풍성하게 가꾸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움에는 끝이 없다'(부제)는 교훈을 전해준다.

박산호 옮김. 유유. 400쪽. 1만6천원.

▲ 마리카의 장갑 = '달팽이 식당'의 저자 오가와 이토의 신작 장편소설.

태어나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엄지장갑과 함께 살아가는 나라 루프마이제공화국을 무대로, 마리카라는 한 여자의 파란 많지만 따뜻한 생애를 그린다.

오가와는 이번 책 출간 맞이 인터뷰에서 "행복이란, 일상에서 작은 기쁨, 잔잔한 감동을 발견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라트비아의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일상의 기쁨과 감동을 스스로 만드는 근면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풍습과 현명한 지혜라는 문양으로 짜 내려간 장갑과도 같다.

일러스트레이터 히라사와 마리코의 섬세한 삽화도 작품의 사랑스럽고 다정한 기운을 북돋운다.

이윤정 옮김. 작가정신. 220쪽. 1만3천원.



▲ 나 제왕의 생애 = 중국 작가 쑤퉁의 장편소설로, 10여 년 만에 재출간됐다.

중국 소설은 판매 규모가 작아 쑤퉁의 책들도 차례로 품절됐으나, '나 제왕의 생애'는 문학적·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다시 세상에 나왔다.

'섭국'이라는 왕조를 배경으로, 어린 나이에 제왕이 된 소년 단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장편은 쑤퉁의 모든 작품 중에서도 가장 특이하고 상상력이 넘친다.

첫인상은 역사소설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역사적 사건은 모두 상상의 산물이다.

쑤퉁이 그려내는 제왕의 삶은 불과 물, 독과 꿀이 어우러져 있어 마치 우리 보편의 모습인 듯 보인다.

김택규 옮김. 문학동네. 34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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