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미래적 느낌 살린 새 여권…우리 문화재 한눈에

입력 2018-12-21 15:01
수정 2018-12-21 22:41
전통미·미래적 느낌 살린 새 여권…우리 문화재 한눈에

화순 대곡리 청동기부터 정선의 인왕제색도까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주민등록번호 삭제·월 표기 한글/영문 병기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대한민국 여권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다.

겉표지에 커다란 태극문양을 점으로 패턴화해 돋을새김하고, 속지에는 한장 한장 선사시대 유물부터 조선시대 예술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문화재들이 배경으로 깔린다.

세련된 미래적 느낌이 묻어나면서도 전통미를 한껏 살렸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제2차 공공디자인위원회에서 확정한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을 공개했다.

차세대 전자여권은 2020년부터 발급할 예정이다. 여권 디자인 변경은 1988년 지금의 녹색 여권이 도입된 지 32년 만이다.

1994년 기계판독여권, 2005년 사진전사식 기계판독여권, 2008년 전자여권 등 여권 형태와 양식이 계속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표지만은 녹색이 유지됐다.

새 여권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을 사용한다. 현행 여권은 종이 재질이다.

여권번호 체계도 변경되며(M12345678 → M123A4567), 주민등록번호는 삭제된다. 월(月) 표기도 현재 영문에서 한글/영문 병기(FEB → 2월/FEB)로 바뀐다.

또한 새 여권은 일반인, 관용, 외교관용으로 구분해 일반여권은 겉표지 색상을 남색으로 하고, 관용 여권은 진회색, 외교관 여권은 적색이 적용된다.

국장(國章)의 크기와 위치도 달라진다. 현행 여권은 정중앙에 금박 국장이 크게 박혀 있는데, 새 여권은 크기를 줄여 우측 상단에 배치한다.





속지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 여권은 6개 원안에 들어간 당초와 작은 삼태극 문양 아래 숭례문과 다보탑이 번갈아 가며 찍혀 있다.

반면 새 여권은 24쪽 페이지마다 각기 다른 우리 문화재가 배경 문양으로 들어간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페이지에는 선사시대 대표 유물인 화순 대곡리 청동기(팔주령),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빗살무늬토기가 자리한다.

이어 신라 부부총 금귀걸이, 금관총 금관, 천마총 천마도, 백제 무령왕 금제관식, 금동대향로, 산수무늬 벽돌, 신라 기마인물형 명기, 고구려 강서중묘와 대묘 벽화(주작·현무) 등 삼국시대 유물이 등장한다.





통일신라시대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과 다보탑, 고려·조선시대 공예예술품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 분청사기 물고기 무늬 편병, 백자 달항아리도 나온다.

이밖에 훈민정음 언해본, 천상열차분야지도, 앙부일구, 거북선, 맹호도, 십장생도 병풍(학), 김홍도 풍속도 화첩(춤추는 아이), 일월오봉도,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조선시대 대표 문화재들도 소개된다.

신원정보면에는 태극의 원호 형태로 위아래를 감싸고 배경에 한글자모도를 배치해 기하학적 조형미를 살렸다.

문체부는 외교부와 함께 2007년 '여권디자인 공모전'을 시작으로 차세대 여권 도입을 추진해왔다.

새 디자인은 공모전에서 당선된 김수정 서울대 다자인학부 교수 작품을 발전시켰다. 겉표지 색깔과 신분에 따른 여권 색상 구분, 문장과 문양 등은 지난 10월부터 실시한 온라인 선호도 조사와 정책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해 결정했다.

현행 여권은 유효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여권 소지자가 희망하면 유효기간 만료 전이라도 차세대 여권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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