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불개미 차단 위해 공산품도 검사…中 광둥성發 화물부터

입력 2018-12-23 06:00
붉은불개미 차단 위해 공산품도 검사…中 광둥성發 화물부터

검역본부, 식물서 대상 확대…부산·인천·평택항서 1년간 검사 강화

"흙에 불개미 묻어올수도"…석재는 이달부터 검역 대상에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여름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붉은불개미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식물 외에 수입 공산품에 대해서도 검사가 이뤄진다.

23일 검역 당국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관세청과 함께 이달부터 1년간 부산·인천·평택항 등 3개 항에서 중국 광둥성에서 온 일반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붉은불개미 유무를 검사한다.

식물 검역관이 세관원과 함께 컨테이너 내·외부와 화물에 붉은불개미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식으로 검사가 이뤄진다.

만약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면 컨테이너 내부와 화물을 소독하거나, 컨테이너 외부 주변에 약제를 뿌리고 통관을 보류한다. 붉은불개미가 나온 화물은 폐기하거나 반송된다.

이런 식으로 광둥성에서 오는 일반 컨테이너 가운데 매년 1천600여개가량을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검역본부는 보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검사의 수위를 높인 것은 중국산 조경용 석재, 진공청소기 같은 일반 컨테이너 화물을 타고 붉은불개미가 대구, 경기 안산 등 내륙 지역에서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런 화물은 검역 대상이 아니었다.

정부는 앞서 붉은불개미가 부산항 등지에서 잇따라 대량으로 발견되자 코코넛 껍질이나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컨테이너 전체를 열어보는 등의 조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검역이 미치는 화물은 전체의 5%에 불과한 식물 관련 화물에 그쳐 붉은불개미를 사전에 잡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붉은불개미가 일반 공산품 화물에 묻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줄곧 지적됐고, 실제로 진공청소기 등의 화물에서도 발견되기에 이르자 '일반 컨테이너 검사'라는 강수를 들고나온 것이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농수산식품 검역팀을 필요하면 공산품까지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역본부는 관세청과 협력해 중국 광둥성에서 부산·인천으로 오는 컨테이너 가운데 무작위로 검사 대상을 선별할 계획이다.

항구별로 하루 3개가량, 평택항의 경우는 일주일에 1∼2개 컨테이너를 검사하는 게 목표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붉은불개미가 중국에서 광둥성 등 따뜻한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며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가운데 상당수가 광둥성에서 왔기 때문에 이곳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석재에 대해서는 이달부터 이미 검역이 실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돌을 캐는 과정에서 붉은불개미가 서식하는 흙이 딸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 석재는 아예 식물검역 대상으로 넣어서 전수 검역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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