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메즈의 쓴소리 "2-0에서 승리 지키는 중요성 모르나"

입력 2018-12-20 22:28
아가메즈의 쓴소리 "2-0에서 승리 지키는 중요성 모르나"

팀 승리와 트리플크라운 달성에도 굳은 표정



(안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끔찍한 역전패 위기에서 몰린 우리카드를 극적으로 살려낸 뒤, 리버만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아가메즈는 20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 벌인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 방문경기에서 30득점을 폭발하며 우리카드의 세트 스코어 3-2(25-23 25-19 15-25 21-25 25-13)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득점 이상을 올리는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지만 아가메즈의 표정은 어두웠다.

첫 두 세트를 모두 잡아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던 것이 아무래도 불만이었다.

경기 소감을 묻자 아가메즈는 "선수들이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 경기를 끝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이런 문제에 관한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봄 배구에 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가메즈는 이미 이런 자신의 마음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계속 이런 식으로 경기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경기뿐 아니라 훈련에서도 그런 문제점이 나타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신영철) 감독님은 최대한 선수들을 도우려고 많은 것을 해주시는데, 선수들은 '네'라고 대답만 하고 고치지 않는 것 같다. 감독님이 경기에 직접 뛸 수는 없다. 선수들이 감독님의 말씀을 따라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가메즈는 다른 팀 감독·선수들도 극찬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다. 반면 신 감독은 "우리 팀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팀"이라고 평가한다.

자신과 팀의 실력 차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지 묻자 아가메즈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기량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자신감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믿고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자질이 있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가메즈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5세트, 서브 리시브를 놓친 동료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아가메즈는 "한국 선수들에게 안 좋게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의 자존심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실수했을 때 강하게 쳐다볼 때는 있는데, 다시 격려해준다. 외국인 선수로서 강하게 이야기하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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