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에 관심 갖는 北…손해보험사 잇달아 신설
재보험 영업은 대북제재로 사실상 거래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재작년과 지난해에 걸쳐 손해보험사 세 곳을 잇달아 신설하며 보험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2016년 8월 화재·기술·신용·농업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북극성보험회사', 같은 해 10월 해상·항공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삼해보험회사', 2017년 10월 부동산·기술·해상보험을 다루는 '미래재보험회사'를 설립하고, 최근 각각의 사이트를 개설해 대외선전용 사이트 '내나라'에 공개했다.
북극성보험회사와 삼해보험회사는 당국으로부터 재보험(보상 책임을 다른 보험사에 넘겨 위험을 분산하는 보험) 영업 허가까지 받았고, 미래재보험회사는 내수·해외 시장을 겨냥한 북한 최초의 재보험 전문회사라고 소개됐다.
북한이 그간 유일의 전문국가보험기관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에서 독점으로 취급한 보험업을 다변화·국제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훈 북극성보험회사 사장은 "세계의 이름있는 보험회사들과 업무 관계를 맺고 (다양한 보험상품들을) 확대·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회사는 국내보험사업을 보다 활성화해나가면서 가까운 몇해 안에 국제적인 범위로 보험업무 관계를 넓혀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북극성보험회사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종업원 116명 규모에 11개 지사와 70개 보험대리소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삼해보험회사도 "조선(북한)의 주요 항구도시들과 수산기지들, 수송거점들에 보험지사 및 보험대리소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성호 삼해보험회사 총사장은 지난달 1일부터 어선 재보험을 시작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업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에서 기업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보험업을 다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험제도가 외국자본의 직접투자에 필수적인 조건임을 고려할 때 대외 경제개방을 염두에 둔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북한이 다른 나라 보험사들과 재보험 거래를 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형 위협을 취급하는 재보험 영업의 특성상 국제보험시장에서의 신뢰와 교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 손보사를 설립한 것은 조선민족보험총회사가 유럽에서 재보험 계약 등을 통한 외화벌이로 2016년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오른 사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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