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세월호 교훈, 어른들이 함께 마셔야 할 독배"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 재판서 세월호 참사 소회 밝혀
"누구라도 '모두 생존했다'는 오보가 사실이길 바랐을 것"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일 "세월호 사건의 영향(교훈)은 우리 세대의 어른들이 함께 마셔야 할 독배"라며 안타까운 소회를 밝혔다.
민 전 대변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돌아가신 어린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 전 대변인은 "세월호 사건을 접했을 때 저희 큰딸과 (단원고생들이) 같은 나이라 큰 충격에 빠졌다"며 "그 큰 사건이 우리 세대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기를 생각하면 암울하다"면서 "당시 우리가 기도했던 것은 (뉴스) 자막에 나온 대로 모두가 구조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그 시간으로 가면 다른 모든 것들(상황)이 '아이들이 죽었을 수 있다' 하더라도 '모두 생존했다'는 오보가 사실이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민 전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35분 무렵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해군과 해경의 인력과 장비, 그리고 동원이 가능한 인근의 모든 구조 선박 등을 최대한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여객선 객실과 엔진실까지도 철저히 확인해서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브리핑했다.
민 전 대변인은 이후 오전 11시 무렵 "박 대통령이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경 특공대도 투입해 선실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추가 브리핑을 했다.
김 전 실장은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서면보고를 받은 시각 등을 허위로 적어 국회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 중이다.
검찰은 김 전 실장과 박 전 대통령 간 첫 전화 보고가 이뤄진 시각이 과거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15분이 아니라 오전 10시22분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이날 민 전 대변인을 상대로 당시 상호 간 전화 통화한 시각, 통화 내용 등을 물었다.
민 전 대변인은 당일 오전 두 차례 브리핑했고, 김 전 안보실장과 통화를 한 기억은 있지만 구체적 시각, 내용 등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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