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너지 전환 기술 79점…미·일·유럽보다 뒤처져"
현대硏 보고서…"규제가 재생에너지 확산 막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며 에너지 전환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의 에너지 전환 기술 경쟁력은 주요국보다 뒤처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혁신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역할'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원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에너지 전환 기술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에너지 전환 기술 종합점수는 79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점수는 미국(98점), 유럽연합(EU·97점), 일본(93점)보다 낮은 것이다.
에너지원의 청정화, 발전원의 분산화, 송전망의 지능화 등 세부 분야에서 모두 선진국과 격차가 컸다.
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국내 기업 입지도 미미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풍력의 경우에도 덴마크, 유럽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독점적인 전력 공급구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이 제대로 거래되지 못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현장에서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규제 개선이 더디게 진행돼 재생에너지 확산을 가로막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태양광·풍력 관련 입지규제는 105건에 달했으며 그중 절반이 넘는 54건이 작년 이후에 제정됐다.
정부가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재생에너지 3020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를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재생에너지 경쟁력 강화, 분산전원 기반산업 육성, 스마트시티를 통한 실증 등으로 구성된 에너지 신산업 육성방안이 담겼다.
보고서는 그러나 에너지 전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며 계속해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국내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전환에 총 100조원을 투입할 경우 취업유발 효과는 총 104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전후방 연관산업에서 생산 유발효과 18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0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제조, 건설, 수송, 금융 등 연관산업이 고도화하고 에너지 자급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우석 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 관련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불합리한 재생에너지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