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집값 안정' 기대 신도시…부작용은 최소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가 건설된다. 남양주 신도시는 1천134만㎡로 분당(1천964만㎡)·일산(1천574만㎡)보다는 작지만 평촌(511만㎡)·산본(420만㎡)보다는 배 이상 크다. 하남 신도시(649만㎡)는 위례신도시(677만㎡)와 맞먹는 크기고, 계양 신도시(335만㎡)는 하남 신도시의 절반 정도다. 남양주 6만6천 가구, 하남 3만2천 가구, 계양 1만7천 가구 등 3곳 신도시에서만 11만5천 가구가 공급된다. 중규모(155만㎡)로 개발되는 과천에도 7천 가구가 건설된다. 이들 4곳은 서울 경계로부터의 거리가 2㎞에 불과해 10㎞인 2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서울 접근성이 좋다. 또 서울 등에 장기 미집행 유휴지나 군부지 등을 활용한 중소 규모 택지 37곳이 조성된다. 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9월 21일 1차 주택공급 대책 발표 때 내년 상반기까지 4∼5곳의 신도시를 조성,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3곳의 후보지를 공개했으니 내년 상반기에도 최대 2곳의 신도시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의미다. 서울과 바로 인접한 우수한 입지에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면 서울 집값 안정에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다. 신도시 외에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자리(5만3천㎡),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천㎡) 등 서울 강남의 노른자 땅에도 비교적 큰 규모의 택지가 공급돼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집값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주택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조성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정부가 2기 신도시 이후 한동안 신도시는 조성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온 것도 신도시 부작용이 많아서다. 신도시를 만들려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훼손되거나 보존가치가 적은 곳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신도시 후보지들도 그린벨트를 포함한다. 그린벨트는 도시확장을 막고 도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한다.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자족 기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강화해 지역균형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초기에 주택공급에만 치우쳐 교통 등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개발과정에서 투기세력이 붙어 투기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부가 신도시 후보지와 광역교통망을 연계하고 교통대책을 2년 앞당겨 세우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입주 때 집만 덩그러니 있고 교통 등 도시 인프라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 사례를 참고한 것 같다. 벤처기업시설 등이 들어설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2배 이상 높인 것은 자족 기능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신도시 주택공급 물량이 2021년 이후에나 점증적으로 나온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투기심리를 억제할 수 있지만 당장의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한 9.13 부동산 대책으로 현재 집값이 안정돼 있지만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른다. 정부 당국은 긴 호흡으로 대처하되 서울 집값이 불안하면 불을 끄는 단기 대책도 항상 염두에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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