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류 4개보 개방 후 녹조 줄고 멸종위기종 발견
축구장 260개 규모 모래톱 생기고 450개 크기 수변공간 늘어
10월 이후 조류경보 발령 없어…농업 피해도 신고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낙동강 하류 4개 보를 개방한 결과 겨울 녹조가 줄고 우려와 달리 농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하류에 있는 4개 보 개방이 미친 영향을 관측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보 개방 이후 물의 평균 체류 시간은 4.6∼12.8일에서 2.7∼9.5일로 16∼55% 감소하고, 유속은 초속 1.2∼3.9㎝에서 초속 1.4∼6.9㎝로 17∼156% 증가했다.
물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인(T-P) 등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조류(녹조·클로로필-a)의 경우 올해 1∼9월에는 가뭄과 불볕더위 등으로 예년 대비 20% 이상 증가(달성보 제외)했지만, 10월 확대 개방 이후에는 예년 대비 15∼46% 감소(창녕함안보 제외)했다.
창녕함안보 조류 농도는 올해 10월 개방 이후 예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했지만, 개방 전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감소했다.
조류경보 발령 일수도 확연하게 줄었다. 낙동강 하류에서 조류 경보제를 운용 중인 강정고령보, 창녕함안보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조류경보 발령일이 각각 51일, 73일에 달했지만, 올해는 10월 이후 단 하루도 발령되지 않았다.
이번 보 개방으로 수계 전체의 모래톱은 1.826㎢(축구장 약 260배)가 새로 나타났으며, 수변 공간도 3.17㎢(축구장 약 450배) 증가했다.
특히 보 개방 중 강정고령보에서 2010년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으로 흑두루미(멸종위기 2급)가, 창녕함안보에서는 큰고니(멸종위기 2급)가 발견됐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보 개방 이후에는 수위가 내려가기 전달과 비교해 물새류가 약 3배 증가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건강성을 나타내는 저서동물지수(BMI)도 보 개방 이후 개선됐다.
지하수위 변동은 개방 수위보다 변동 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하수 이용이 많은 일부 창녕함안보 지역에서는 지하수위 변동 폭이 개방 폭보다 크게 나타났다.
완전히 개방한 기간 해당 지역의 취수장 18곳, 양수장 28개 모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올해 하반기 보 개방으로 인한 농업 피해는 제기되지 않았다.
앞서 창녕함안보는 지난해 6월부터 부분 개방한 이후 올해 10월 10일부터 개방 폭을 확대(해발수위 4.8→2.2m)해 10월 27일부터 11월 15일까지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취수제약수위'로 개방했다.
이후 인근 지역의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 재배를 위해 11월 15일부터 수위를 다시 올려 같은 달 21일 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양수제약수위'까지 회복했다.
합천창녕보는 작년 6월부터 부분 개방한 이후 올해 11월 20일부터 확대 개방해 오는 25일께 최저 수위(해발수위 4.9m)에 도달할 예정이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도 지난해 6월부터 부분 개방해 현재 '취수제약수위'까지 개방하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16개(한강 3개·낙동강 8개·금강 3개·영산강 2개)의 보를 건설했다.
보 건설 이후 녹조 현상이 나타나는 등 환경 오염이 심각해졌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보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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