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지배자' 익룡도 공룡·새와 같은 깃털 가져

입력 2018-12-18 14:53
'하늘의 지배자' 익룡도 공룡·새와 같은 깃털 가져

깃털 기원 7천만년 가량 앞당겨져…중국 다오후거우층 화석으로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하늘을 나는 파충류 익룡(pterosaurs)이 공룡과 같은 4종류 이상의 깃털을 갖고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깃털의 기원을 약 7천만년 가량 앞당기는 것이다.

중국 난징(南京)대학 고생물학자 장바오유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내 화석 유적지 다오후거우(道虎溝)층에서 익룡의 깃털 화석을 찾아내 고성능 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공룡과 같은 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최신호에 밝혔다.

익룡은 약 2억3천만년 전부터 6천600만년 전까지 공룡과 함께 살았다. 하늘의 지배자로 알려졌던 익룡은 '피크노파이버(pycnofibres)'라는 털로 덮여 있었지만, 이는 공룡이나 새가 가진 깃털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오랫동안 정설로 돼왔다.

그러나 장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털이 섞이지 않은 곳에 초점을 맞춰 털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익룡이 가는 털, 다발털, 중간다발털, 솜털 등 적어도 4종류 이상의 깃털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 공룡 중에서는 초식성인 조반류(鳥盤類)와 새의 조상이 포함된 수각아목(獸脚亞目)이 이런 털을 갖고있다.



다오후거우층에서는 깃털의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익룡 화석이 자주 발굴되고 있다. 일부는 솜털에 연한 적갈색을 띠게하는 멜라노솜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지구과학대학원의 마이크 벤튼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익룡의 피크노파이버가 공룡과 새의 깃털과 다르다는 어떤 해부학적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익룡과 공룡이 같은 깃털을 가졌다는 점에서 약 2억5천만년 전 진화적 기원을 공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날개와 꼬리의 크고 단단한 현대 조류 특유의 깃털은 새의 조상과 가까운 수각아목 공룡에서만 발견되지만 솜털이나 가는 털 등은 익룡과 다른 공룡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벤튼 교수는 "깃털이 나기 시작한 시기는 약 2억5천만년 전으로 페름기 말기 대멸종에서 벗어나 생명이 다시 시작되던 때"라면서 "독립된 증거들은 포유류와 공룡의 조상을 포함한 지상 척추동물들이 기어 다니다가 서서 걷는 형태로 전환하면서 온혈에 차이가 생겨 포유류 조상은 털을 갖고, 익룡과 공룡은 깃털을 갖게 된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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