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 살린 공로 첫 영주권 니말씨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김준범 기자 = 화재 현장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인 니말(38)씨가 18일 한국 영주권을 받았다.
오전 11시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 영주증 수여식에서 니말씨는 시종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그는 행사 30여분 전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다소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출입국 사무소 관계자가 영주증을 건네자 금방 얼굴 가득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국기에 대한 경례, 영주증 수여, 소감 발표 등 순서로 진행된 행사는 30여분 만에 끝났다.
행사에는 법무부, 군위군청, 스리랑카 대사관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니말씨가 사는 마을에서도 이장 등 6명이 행사장을 찾아 기쁨을 나눴다.
니말씨는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으로 자리에 앉아 연신 한국에 대한 감사 표현을 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고맙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소감을 밝히며 영주증과 꽃다발을 들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우리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기여한 공로로 영주권을 받기는 니말 씨가 최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 13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열어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니말(38)씨에게 영주자격을 주기로 결정했다.
니말씨는 경북 군위군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지난해 2월 과수원 인근 주택에서 불이 나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가 할머니(90)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목과 머리, 손목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폐 손상까지 입었다.
니말씨는 현재 군위에서 머물며 대구에 있는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음 달 스리랑카에 들어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는 아내 등 가족은 스리랑카에 머물 계획이다.
니말씨는 "1년 3개월만에 가족들을 볼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다"며 "빨리 치료를 받고 스리랑카에 갔다 올 생각이다"고 밝혔다.
니말씨를 고용해 함께 6개월간 일했던 과수원 사장 정창식(64)씨는 "친척에게 좋은 일이 생긴듯이 기쁘다"며 "워낙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친구라 마을사람들도 모두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는 난민대책 국민행동이 특별공로자 영주증 수여식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으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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