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코빈 노동당 대표 메이 총리 불신임안 제출
정부 사퇴가 아닌 총리 지도력에 대한 정치적 압박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 야당인 노동당이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의 승인투표를 내년 1월 중순으로 연기한 데 반발해 17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 측은 구속력이 없는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을 정치적 쇼로 일축하고 오히려 내각 사퇴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불신임안을 정식 제출하라고 맞섰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저녁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또다시 한 달을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메이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불신임 표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코빈 대표가 요구한 불신임안은 내각이 아닌 총리 개인의 지도력에 대한 것으로 의회법상 구속력이 없으며 만약 18일 중 하원 토의를 거쳐 표결에서 메이 총리가 패하더라도 사임할 의무는 없다.
2011년 마련된 고정임기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에 따라 총리 개인이 아닌 내각을 대상으로 명시한 불신임안 제출 경우에만 결과에 따라 내각이 사퇴하게 된다. 불신임안이 내각 사퇴로 이어지는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하원은 여왕의 내각을 불신임한다"는 조항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당은 현재 보수당 내 메이 총리 반대파와 민주연합당(DUP)이 불신임안 표결 시 메이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표명하고 있는 만큼 표결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구속력 있는 불신임안 대신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총리 개인에 대한 불신임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노동당은 하원 일과가 끝나는 이 날 저녁 9시까지 구속력 있는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는 선택이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당 대변인은 '매일매일 최선의 행동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법적 구속력 있는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야당 대표에 의해 제출되면 불신임안은 다음날 토의에 부쳐지며 여기서 정부가 패배하면 메이 총리는 '거의 확실하게' 사임하게 된다.
또 14일 내로 새 정부를 구성하거나 총선을 실시하게 된다.
고정임기법은 5년마다 총선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구속력 있는 불신임안이 가결되거나 의원 3분의 2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언제라도 총선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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