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베 방문 앞두고 분쟁지역 영유권 굳히기 행보

입력 2018-12-18 10:27
러시아, 아베 방문 앞두고 분쟁지역 영유권 굳히기 행보

쿠릴열도에 병영 4개동 완공…내년에도 군·민간시설 200개 신축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내년 1월21일로 최종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가 일본의 최대 관심사인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관련 대일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7일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북방영토 4개섬 중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拓捉>)와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에 군인용 공동주택을 새로 건설했다고 발표했다.

타스통신을 인용한 NHK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이들 2개섬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을 위해 병영 4개동을 완공, 내주 중 188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내년에도 이투루프에 2곳, 쿠나시르에 1곳 등 3개소에 군 병영을 지을 계획이며 현지 거주 러시아인들을 위한 주택과 학교, 스포츠 시설 보수 등을 합해 군과 민간용 건물 200개 이상을 신축하거나 고쳐 지을 계획이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일본과의 평화조약협상에 대해 "소·일공동선언을 토대로 (협상을) 한다는 것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결과를 인정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쿠릴열도가 러시아가 불법점거한 게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러시아 영토로 귀속됐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같은 날 아베 일본 총리의 러시아 방문 날짜가 다음달 21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취재진에 "그날을 포함해서 몇 개 날짜가 거론된다"면서 "아직 방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지금도 (정상회담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K는 러시아 국방부가 병영신축 시실을 발표하고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기존 입장을 다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측을 재차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는 잎서 미국 해군이 5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고 발표하자 다음날인 6일 쿠릴열도를 포함한 섬들에 레이더 기지를 새로 설치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극동 담당 부총리가 10일 러일평화조약협상과 관련, "나는 오랫동안 푸틴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회담에 배석했지만 섬반환에 대해서는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으며 공동경제활동문제가 논의됐다"고 주장하는 등 영토문제와 관련, 대일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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