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와 해학' 음성 품바축제, 내년 20돌 맞아 대변신 시동

입력 2018-12-18 10:17
'풍자와 해학' 음성 품바축제, 내년 20돌 맞아 대변신 시동

(음성=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올해 20여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대한민국 유망축제'에 이름을 올린 충북 음성 품바축제가 내년 20돌을 맞아 대변신을 시도한다.

음성군은 18일 내년 품바축제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TF는 음성군 공무원, 음성예총, 축제 전문가 등 12명으로 꾸려졌다.

품바축제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이 숙제다. 품바 축제의 모태가 된 '거지 성자' 최귀동 할아버지의 박애정신을 오롯이 담아내는 것도 과제다.

음성군 무극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최 할아버지는 일제에 강제징용돼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심한 고문을 당한 뒤 정신병을 얻어 귀국했으나 부모는 이미 돌아가시고 집안은 풍비박산 난 상태였다.

무극다리 밑에 거처를 정한 최 할아버지는 오갈 데 없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걸인들을 40여년간 돌봤다.

주민들에 의해 다리 밑에서 쫓겨나 용담산 아래 움막을 짓고 18명의 걸인과 생활하던 최 할아버지는 1976년 무극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오웅진 신부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오 신부가 주머닛돈 1천300원을 털어 시멘트 한 포대를 산 뒤 직접 벽돌을 찍어 다섯칸 부엌 다섯칸의 건물에 이들을 입주시킨 것이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의 출발점이다.

1990년 1월 조용히 생을 마감해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라는 글귀가 적힌 바위 밑에 영면한 최 할아버지의 인류애와 박애정신을 기리고, 궁핍했던 시절을 풍자와 해학으로 극복한 옛사람들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시작한 것이 품바축제다.



2000년 9월 첫 회를 치른 품바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다른 향토축제와 차별화한 독특한 소재와 콘텐츠로 관광객을 유인하며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했다.

지난 5월 닷새 동안 열린 19회 품바축제에는 23만여명이 다녀갔다. 각설이 타령 등 품바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에 매료된 외국인들도 많이 찾았다.

음성군은 올해 문화관광체육부의 '대한민국 유망축제'에 선정돼 1억6천만원을 지원받아 그 가치를 인정받은 품바축제를 20돌을 맞는 내년 명실상부한 '전국구' 축제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관행적으로 운영했지만 외면받았던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재미와 흥,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채울 계획이다.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안은숙 음성군 문화홍보과장은 "품바축제가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나게 하고 품바를 음성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며 "품바축제가 지니는 숭고한 가치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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