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예수회, 아동 성학대 혐의 사제 89명 명단 공개

입력 2018-12-18 10:00
미 예수회, 아동 성학대 혐의 사제 89명 명단 공개

1950년대 사건까지 조사…"피해자들 고통에 사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 예수회가 17일(현지시간) 아동 성학대 혐의가 있는 사제 8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국 메릴랜드 예수회와 중서부 지역 예수회는 이날 각각 성학대 혐의가 있는 사제 24명, 65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두 지역 예수회는 미국 내 20개 주를 관할한다.

이번에 이름이 공개된 사제들이 연루된 사건의 발생 시점은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사제들 가운데 다수는 사망했으며, 일부는 앞서 성폭행 혐의로 이름이 이미 알려진 이들이다.

미국 중서부 지역 예수회 수장인 브라이언 폴슨은 공개서한을 통해 중서부 예수회를 대표해 피해와 고통을 겪은 희생자와 생존자들, 그들의 가족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이들 다수가 수십 년을 침묵 속에서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예수회는 가톨릭교회 최대 규모의 남자 수도회로 전 세계적으로 1만6천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개 대학과 81개 학교를 운영한다.

이날 이름이 공개된 이들 가운데는 교육기관에서 일하면서 다수의 학대 혐의를 받은 사제 수십명이 포함돼 있다.

가장 최근에 아동 성학대 혐의를 받은 이는 이전에 이미 이름이 공개된 도널드 맥과이어로, 다수의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지난해 감옥에서 숨졌다.

폴슨은 "우리 명단에 있는 대부분은 1930년대에서 1960년대 초 수도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돌이켜보면 우리의 후보 평가와 훈련, 감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회는 실수에서 배우고 훈련을 개선했으며, 학대 혐의가 있을 경우 해당자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달 초에도 서부와 남부, 중부 20개 주를 감독하는 두 개 관구에서 아동 성학대 혐의가 있는 153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 가톨릭교회는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 추문이 세계 곳곳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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