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ICT 결산] ②삼성·LG 스마트폰 고전…화웨이 급성장
중국 스마트폰 '혁신' 경쟁도…애플 아이폰XS 고가 논란에 판매 부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데다 눈에 띄는 하드웨어 혁신이 부재한 탓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 약진에 불안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화웨이는 수량 점유율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뒤쫓는 중이다.
애플은 아이폰XS를 내세워 고가 전략을 이어가며 3분기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했으나 곧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G7 씽큐, V40 씽큐 등을 잇달아 내놓은 LG전자[066570]는 고전을 계속 면치 못했다.
◇ 삼성 3억대 출하량 무너졌다…화웨이는 애플 제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4천만대로 작년(15억800만대)보다 5%가량 줄어들며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20.5%로 1위를 지키겠지만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올해 출하량이 2억9천460만대로 작년(3억1천750만대)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무서운 기세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연간으로 보면 올해 점유율 13.9%로 3위를 차지하겠지만 올해 2∼3분기에는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내년에는 연간 수량으로도 애플을 제칠 것이 확실시된다.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20년에는 삼성을 누르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샤오미(8.8%), 오포(8.2%)도 강력한 내수 시장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렸다.
이들 중국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강력한 '가성비'를 내세워 신흥 국가를 위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동시에 세계 최초 후면 트리플 카메라(화웨이), 전후면 듀얼 스크린폰(비보) 등 혁신이 담긴 스마트폰을 내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Royole)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삼성전자, 화웨이보다 먼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선보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매출 측면에서도 성장해 올해 3분기에는 화웨이(123억달러)와 오포(66억달러)의 매출만 합쳐도 삼성전자 매출(179억달러)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중저가폰에 혁신 기술을 먼저 넣어 공격적으로 신흥국에 출시하기 시작했다. 트리플카메라를 넣은 갤럭시A7, 세계 최초 후면 쿼드 카메라를 넣은 갤럭시A9 등이다. 이달에는 전면 카메라 구멍만 남기고 화면을 가득 채운 '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A8s를 최초로 공개했다.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는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며 내년 폴더블폰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 애플 아이폰XS 고가 논란…수렁에 빠진 LG전자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수량 점유율을 두고 힘겨운 싸움에 돌입한 동안 애플은 최고 200만원 수준의 가격표를 단 '아이폰XS'로 세계를 다시 놀라게 했다.
전작인 아이폰X도 출시 당시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비싼 가격이었는데, 한 해 만에 이를 경신하면서 논란을 빚은 것이다.
이 제품은 '페이스 I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 탑재 등 전작의 특징을 대부분 이어받으면서 애플로서는 처음으로 6인치대 화면의 '아이폰XS 맥스'(6.5인치)로 대화면 트렌드에 편승했다.
아이폰XS 가격은 미국 시장 기준으로 XS 999달러부터, XS맥스 1천99달러부터다. 국내 주요 모델 가격은 아이폰XS(256GB) 156만2천원, 아이폰XS 맥스(512GB) 196만9천원이었다.
올해 3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ASP)은 고가 전략에 힘입어 무려 793달러(89만8천 원)로 작년 같은 기간 ASP(618달러)보다 30% 가까이 올랐다.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141억 달러(15조9천700억 원)로 사상 최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하지만 3분기 판매량은 4천690만대로 시장 기대치(4천750만대)에 약간 모자랐고, 애플도 앞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아이폰 판매부진 전망으로 애플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에 내주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선 보상판매를 강화하고 일본에선 신제품 출시 한 달 만에 이례적으로 아이폰XR 가격을 낮췄다.
SA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애플과 삼성의 확고한 양강 체제가 형성된 프리미엄 시장에서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저가폰 부문에서는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부진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LG전자는 11월 말 인사에서 황정환 부사장을 1년 만에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게 하고 권봉석 사장(HE사업본부장)에게 MC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함으로써 사업성 강화라는 고육지책까지 내놓기도 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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