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비협정 연내타결 사실상 불발…"총액 입장차 아직 커"
11∼13일 10차 회의에서도 합의 못해…협상 공백 상황 길어져
인상폭이 최대 쟁점…美 '50% 인상' 요구에 韓 '소폭 인상'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이상현 기자 = 내년부터 적용될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사실상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10차 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10번째 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핵심 쟁점인 총액에 대해 "입장 차이가 아직도 크다"고 말했다.
협상은 내년 초 재개될 전망이다.
현 협정의 유효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됨에 따라 국회 비준 절차 등을 고려하면 협정 공백 상황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협정 체결 전까지는 일단 전년도(2018년)에 준해 필요한 금액을 집행하고 이후 차이가 발생할 경우 예비비 형식으로 추가해 총액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 3월부터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내세워 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 연 증가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여부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중 최대 쟁점은 인상폭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2배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을 담당하는 미 정부 당국도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는 '상식적인 수준의 인상'을 생각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인상 폭이다.
한편 주한미군사령부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내년 4월 중순부터 국내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지난달 7일자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는 8천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 내부 지침상 무급휴가시 6개월전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연말까지 방위비 협상이 타결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현행 제9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해 한국 측 분담액수는 약 9천602억 원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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