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 점입가경…中서 캐나다 시민 또 체포(종합3보)
中외교부, 캐나다인 2명 체포 확인…화웨이 '보복' 분석 나와
대북사업가 스페이버 "서울 간다" 트위터 글 올린 후 연락두절
2명 모두 中정보기관 국가안전부에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중국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체포 사건으로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캐나다 출신 전 외교관에 이어 대북사업가를 전격 체포했다.
이번 사건에는 모두 중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 사태에 따른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체포된 캐나다인들이 모두 대북 문제에 깊이 관여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 출신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가 지난 10일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체포됐다면서 단둥시 국가안전국에 의해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의 체포 사태 이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캐나다인은 2명째다.
캐나다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에서 일하는 마이클 코프릭도 스페이버와 같은 날인 지난 10일 안보 위협 혐의로 체포됐다.
루캉 대변인은 "두 사안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캐나다 대사관에 통보됐다"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캐나다인 2명의 체포와 멍완저우 부회장 사건이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 "멍완저우 사건은 캐나다의 잘못된 행동이며 중국 당국이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한 것은 법에 따른 행동"이라고 부인했다.
스페이버와 코프릭은 모두 대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다. 중국 정보 당국이 기존에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들을 잡아들이면서 멍완저우를 체포한 캐나다 당국에 보복성 조처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코프릭은 ICG 동북아 선임고문으로 중국, 일본, 한반도 등 동북아 정세를 연구해왔으며 ICG에서 북한 핵위기에 관한 보고서를 쓴 적이 있다.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 대표인 스페이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대면한 적이 있다. 2014년 1월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한 바 있다.
대북 사업을 해온 스페이버는 2017년 7월 평양 국제탁구연맹 세계순회경기대회 등 북한에서 열리는 행사에 다수 관여했다.
그는 불과 나흘 전인 지난 9일 트위터에 북한 사리원 거리에서 자전거 타는 주민들의 사진을 올리고 "서울에 돌아간다. 10일부터 며칠 동안 서울에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욤 베루베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북중 접경도시인 중국 단둥을 근거로 활동하던 사업가 스페이버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스페이버는 '중국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당했다'며 캐나다 정부에 알린 뒤 더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캐나다 외교부는 전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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