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시한 지키는 철도착공식…남북협력, 제재에도 한걸음씩 진전

입력 2018-12-13 17:50
수정 2018-12-13 21:56
연내시한 지키는 철도착공식…남북협력, 제재에도 한걸음씩 진전

"韓, 중재자 역할 하려면 남북관계서 자율성 있어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남북이 13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실무회의를 하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일정 및 장소에 합의하면서 연내 추진키로 했던 협력사업들이 하나하나 매듭을 지어가고 있다.

남북은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이달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 연내 착공식을 열자는 남북 정상의 9월 평양선언 약속을 지키게 됐다.

10월 15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하자고 명시했던 것에 비교하면 다소 미뤄졌지만, '연내' 시한은 합의대로 이행하게 된 것이다.

이외에 군사합의 이행, 산림협력, 보건의료 협력, 체육 분야 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 다른 사업들도 분야별로 속도는 다소 다르지만, 차근차근 진척되고 있다.

군사합의 이행 분야에서는 가장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에 이어 남북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GP(감시초소)에 대한 철수 및 파괴 작업을 마치고 상호 현장검증 작업도 벌였다.

조만간 남북 간에 군사공동위원회까지 가동되면 9·19군사합의의 상당 부분이 이행에 들어가는 셈이다.

지난 10월 22일 열린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는 11월 중 소나무 재선충 방제약제 제공, 연내 10개의 북측 양묘장 현대화 추진 등이 합의됐다. 이중 방제약제 제공은 시한 내에 이행됐고, 양묘장 현대화를 논의하기 위한 남측 현장방문단이 11∼13일 평양을 찾아 현지 양묘장과 산림기자재 공장 등을 살펴봤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지난 12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실무회의를 통해 남북 간에 인플루엔자(독감) 정보 시범 교환이 이뤄졌다.

또 14일에는 남북 간 2차 체육분과회담이 열려 2020년 도쿄 올림픽 '공동진출'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당초 합의됐던 '11월 중 적십자회담'은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남북은 화상상봉 개최 등을 위해 계속 이견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상봉을 하려면 과거 사용했던 장비의 개선이 필요해 대북제재 면제 관련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달 중 예상되는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계기로 이 문제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남북이 합의한 궤도를 따라 협력사업들이 비교적 꾸준히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대를 모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해를 넘기는 분위기고 북미협상도 별다른 재개 신호를 보이지 않지만, 남북관계는 이런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남북이 합의한 협력사업 중 북측 예술단의 남측 공연만큼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과 연동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렇게 남북 간 협력이 진척되는 데는 남북 당국의 공통된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남북협력이 북한의 비핵화 동기를 끌어내 북미관계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측이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남북관계에서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며 "철도·도로 연결이나 이산가족 문제 해결, 사회문화 협력 등은 자율성을 넓혀주는 고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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