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2대째 창원 명소 '학문당'서 "향토서점 지켜내야"

입력 2018-12-13 17:43
수정 2018-12-14 06:52
문대통령, 2대째 창원 명소 '학문당'서 "향토서점 지켜내야"

부마 민주항쟁·6월 항쟁 등 시발점 창동예술촌 방문

군사독재시절 저항시 활동한 이선관 시인 시집 등 구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마산, 창원은 이제 학문당 서점을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지난달 경북 포항에 이어 약 한 달 만인 13일 경남으로 '전국 경제투어'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명소인 창동예술촌을 찾아 지역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계산은 정확하게" 마산 '학문당' 서점에서 책 구매한 문 대통령 / 연합뉴스 (Yonhapnews)

창동예술촌은 지난 2012년 마산 원도심권 재생을 위해 창원시가 조성한 장소로, 갤러리, 도예공방, 만화방 등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이 빈 점포를 2년간 무료로 사용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마산 오일장이 서던 창동예술촌은 3·1 만세운동, 3·15 의거, 부마 민주항쟁, 6월 항쟁의 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창동예술촌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로 맞이했고, 문 대통령은 이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창동예술촌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문 대통령이 들어간 곳은 1955년부터 2대째 운영 중인 서점 '학문당'이었다.

문 대통령은 "여기가 워낙 역사가 오래됐고 유명하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아실지 모르겠는데 부산 남포동에도 문우당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토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옛날에는 사람들이 만나는, 약속을 해도 여유 있게 책을 보다가 만나는 문화예술의 사랑방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하다못해 연극을 해도 서점에 먼저 포스터가 붙고 문화예술인이 여기 모여 정보도 나누는,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 같은 곳인데 문우당서점이 없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 시민이 살려야 하는데 못 살렸다"면서 "마산, 창원은 이제 학문당 서점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문당'의 권화현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이선관 시 전집'을 건넸다.

권 대표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지난 10월 별세한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인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도 문 대통령에게 권했다.



문 대통령은 "허 시인은 얼마 전 안타깝게 돌아가셨을 때 매스컴에서 다뤄 많은 분이 기억하실 것 같고, 이선관 시인은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시를 많이 썼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책값 6만1천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계산하고 시민들의 환호 속에 창동예술촌을 떠났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는 김경수 경남지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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