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예지, 입막음 돈 전달하고 트럼프에 불리한 기사 막았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의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러어'의 모회사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플레이보이지 전직 모델에게 입막음 돈을 전달한 사실을 시인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연방검찰은 아메리칸 미디어(AMI)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대본부와 접촉한 뒤 문제의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AMI는 지난 9월 20일 불기소를 조건으로 검찰에 협조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 연방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직후에 이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AMI 측은 데이비드 페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5년 8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그리고 다른 1명의 선대 본부 관계자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AMI는 페커 CEO가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 있는 여성들의 폭로를 파악하고 이런 내용이 기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사들인 뒤 묵살하는 식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수개월 동안 혼외정사를 가졌다고 주장한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주고 이를 보도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이겠다는 거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진술서에는 코언 변호사가 당시 상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을 약속했고 2016년 8월말과 9월 페커 CEO에게 12만5천달러를 지불하고 싶다고 말한 사실도 포함돼 있다.
AMI측은 맥두걸에게 돈을 지불한 사실을 연방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국 선거자금법에는 선거와 관련된 여하한 금품 제공은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개인별 기부액도 2천700 달러를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AMI측의 진술은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코언 변호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기소를 위한 2차 정보제공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코언 변호사는 맥두걸과 스토미 대니얼스 등 2명의 여성에게 입막음 돈을 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변호사들은 선거와 관련이 없는 개인적 거래라고 주장해왔다. 그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루디 줄리아니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대통령은 AMI측에 결코 대가를 지불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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