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유엔특사 중재안 일부 수용…"호데이다 휴전ㆍ철군"
사나 국제공항 재개 등 쟁점도 합의 가능성…평화 기대감 '고조'
"원유ㆍ가스 수출도 재개"…유엔 사무총장, 협상 최종일 참석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유엔 중재 예멘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예멘 반군이 유엔특사가 제시한 중재 합의문 초안 중 일부를 수용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예멘 정부도 이에 호응할 경우, 예멘 정부와 반군 간 수감자 교환 합의에 이어 평화협상에 큰 진전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반군 대표단 중 한 명인 압둘-마지드 알-하나쉬는 협상이 열리는 스웨덴 림보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측과 이견이 있는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대한 유엔 마틴 그리피스 예멘 특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알-하나쉬는 반군이 호데이다에서 모든 전투를 중단하고 호데이다시와 호데이다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대신, 이 지역을 유엔이 감시하고 호데이다를 관할할 지방 행정기구를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반군이 통제하는 호데이다는 예멘으로 유입되는 구호품과 생활필수품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류요충지로, 호데이다 통제권 문제는 평화협상 성패를 가르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예멘 정부 측은 호데이다는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하나쉬는 그러나 예멘 특사의 합의문 초안 중 반군이 수용한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리피스 예멘 특사 측은 예멘 정부와 반군 측에 합의문 초안을 전달하고 이번 협상이 끝나는 13일까지 답을 줄 것을 요청했다.
초안에는 내전 종식 이후 예멘에 설립할 정치 기구와 예멘 수도인 사나 국제공항 운용 재개 그리고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호데이다 통제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중 반군이 장악한 사나 국제공항 재운용 문제는 금세기 최악의 인도적 위기에 처한 예멘 국민의 생존을 위한 긴급 구호품과 구호 인력 수송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예멘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이란이 구호품 수송기로 위장, 반군에 무기를 반입한다고 의심하는 탓에 사나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의 수하물을 정부군이 통제하는 지역의 공항에서 먼저 검색하자는 입장이다.
반군은 애초 이 제안에 부정적이었지만, 반군 대표단 중 한 명인 하나쉬는 AFP 통신에 유엔의 감독하에 정부군이 통제하는 아덴 지역에서 항공기 검색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정부와 반군 측이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원유와 가스 수출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정부와 반군 측이 호데이다와 사나 국제공항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협상 최종일 스웨덴 림보를 찾을 것으로 알려져 이번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정부와 반군 간 다음 평화협상은 내년 1월 말께 열릴 수 있다고 예멘 정부 측이 밝혔다.
칼리드 알야마니 예멘 외무장관은 AP통신에 이같이 말하고, 다만 협상이 열릴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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