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안에도 온난화 충격파…금세기말 모래톱 60% 소실 우려
온난화→해수면 상승, 90%는 모래톱 면적 절반 이상 감소 가능성
일 연구팀, IPCC 보고서 자료 분석, 전문가…'온난화 고려한 대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최악의 경우 금세기말 일본 해안 모래사장 면적의 90%가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중 60%는 모래톱이 완전히 없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대학 등 28개 기관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2014년 발표한 보고서의 통계를 토대로 한 분석에서 이런 예측을 내놓았다고 NHK가 12일 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의 평균 기온이 4도 높아지면 일본 해안의 해수면은 금세기 말까지 최대 60㎝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전국 77개 해안의 96%에 해당하는 74개 해안의 모래사장 면적이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에 해당하는 46개 해안은 모래사장 소실률이 100%에 달해 완전히 사라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해안 모래사장에서는 개발과 태풍에 따른 높은 파도 등의 영향으로 이미 모래톱 소실과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쇼난(湘南)해안 지가사키(茅ヶ崎)시의 경우 2005년까지 50년간 해안선이 육지쪽으로 최대 50m나 들어왔다. 니노미야마치(二宮町)의 경우 현 지정 해수욕장이던 폭 30m의 모래톱에서 매년 마라톤대회가 열렸으나 11년전인 2007년 이후 마라톤대회는 물론 해수욕객도 볼 수 없게 됐다.
모래톱이 소실되거나 줄어드는 바람에 높은 파도가 덮쳐 건물 등이 피해를 보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가나가와현에 따르면 사가미(相模)만에 면해 있는 오다와라(小田原)시 마에카와해안에서는 모래톱이 계속 줄어들어 2007년까지의 60년 동안 해안선이 내륙쪽으로 30m 들어왔다. 이 영향으로 작년 10월23일 해안 근처에 있는 시 복지관에 높은 파도가 덮쳤다. 복지관은 해발 8.1m에 자리하고 있으나 이날 가나가와현에 접근한 태풍 21호의 영향에 따른 파도가 건물을 덮쳐 1층 유리 4장이 깨지고 회의실이 침수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이밖에 해안 모래톱 감소의 영향으로 2007년과 작년 태풍 당시 높은 파도로 니노미야마치와 오이소마치(大磯町) 해안선 연변의 자동차전용도로 호안이 무너지거나 쓸려 나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파도 전문가인 아리카와 다로(有川太?) 주오(中央)대학 교수 연구팀이 수조를 이용해 실시한 모의실험결과에 따르면 모래톱이 있으면 높은 파도가 바다에서 부서져 모래사장이 제방을 넘지 못하지만 모래톱이 없으면 파도가 제방을 넘어 주택을 덮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카와 교수는 모래톱이 소실되거나 감소하면 해안선과 주택지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지고 해안부근의 수심도 깊어지기 때문에 파도가 부서져 에너지를 잃는 '쇄파'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가 주택지에 가까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도에 따른 재해와 지구온난화가 해안에 미치는 영향 등에 밝은 이소베 마시히코(磯部雅彦) 고치(高知)공과대 학장은 현시점에서의 모래톱 소실이나 감소는 해안개발의 결과여서 지금 이뤄지고 있는 대책들은 온난화의 영향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온난화 진행을 고려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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