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피아 로렌의 시간·오래
그래도 우리의 나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소피아 로렌의 시간 = 4년 전 첫 시집으로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기혁의 두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 기혁은 메마른 풍경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진실을 '기억'을 통해 선연히 드러낸다.
시인은 이 '상처의 일기'로, 돌아가야 할 풍요로운 말과 진정한 삶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면서 역설적으로 희망의 증거를 내비친다.
"세계의 아침은 언제나 아플 뿐,
코피를 쏟아가며 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를 묻지는 말자."('옐로카드' 부분)
문학과지성사. 171쪽. 9천원.
▲ 오래 =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권덕하의 두번째 시집.
섬세한 언어로 문학과 잇닿은 세계를 기록하는 시인은 시간이 지나며 굳어진 언어의 다중적인 측면에 천착해 길어 올린 상상으로 이번 시집을 써냈다.
시인은 '오래'가 시간적인 뜻 외 거리에서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길 혹은 마을 등의 공간적인 개념을 지녔음에도 시간의 범주에서만 사용되고 있음을 짚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거나 모르고 지나쳐가는 순간과 장면을 선명하게 붙잡는다.
솔시선. 120쪽. 9천원.
▲ 그래도 우리의 나날 = 1964년 제51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시바타 쇼의 장편소설.
1960∼1970년대 일본 베스트셀러였고, 현재까지 189만7천700부 판매를 기록하며 일본 현대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6세에 데뷔한 작가 시바타가 자신이 통과한 대학 시절을 담아 30세에 썼다.
1950년대 일본 전후 학생 운동 세대의 고민 속에서 친구가 죽음을 택한 후 주변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새 삶을 구상하는 과정을 담았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라는 말로 이 책을 평가했다.
권남희 옮김. 문학동네. 236쪽. 1만3천500원.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