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며칠내 시리아서 군사작전"…쿠르드부대 겨냥 선언(종합)
"국경 美초소, 터키 아닌 쿠르드부대 보호 목적" 美 비난
"美와 인식 차, 비밀 아니다"…선거 전 군사작전, 지지층 결집효과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상대로 세번째 군사작전을 가까운 시일 내에 전개하겠다고 위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유프라테스강 동쪽을 분리주의 테러조직으로부터 해방하는 (군사) 작전을 앞으로 며칠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리주의 테러조직'은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가리킨다.
현재 유프라테스강 동쪽 도시 코바네 등 시리아 북동부는 YPG의 통제 아래 있다. YPG를 지원하는 미군도 배치된 지역이다.
YPG는 시리아에서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이자 최대 안보위협으로 여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유프라테스 동쪽 군사작전' 발언은 미국 정부가 터키·시리아 국경에 미군 감시 초소를 세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나왔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터키의 강력한 반발에도 터키와 YPG 사이 충돌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감시 초소 설치를 밀어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군 초소는 터키를 테러리스트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조직을 터키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 명백하다"며 미국을 비난하고, "우리는 이 문제를 우리 손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목표물은 미군이 아니지만 이 지역에는 테러조직원이 활발하다"고 말해, 미국의 '충돌방지' 대책에도 군사작전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과 큰 인식 차가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고도 했다.
이어 "군사작전은 시리아의 영토 보존을 돕고,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타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10월 말에도 유프라테스강 동쪽에 대한 군사작전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또다시 시리아로 진격한다면 2016년 8월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과 올해 1월 '올리브 가지 작전'에 이어 세 번째 시리아 침범이 된다.
터키는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으로 시리아 북부 알밥과 자라불루스 등을 점령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의 '본진'과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이 지리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차단했다.
올리브 가지 작전에서는 쿠르드계가 절대 다수인 아프린에서 YPG를 몰아내고 도시를 사실상 점령했다.
올리브 가지 작전은 대통령선거를 반년 앞두고 전개돼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에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터키가 새로운 군사작전에 나선다면 내년 3월 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정의개발당'(AKP)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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