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IS격퇴전 지역 피란행렬…트럼프 "한달내 IS 몰아낼 것"
"며칠간 1천700명 북동부 쿠르드 지역으로 탈출"
내전 감시단체 "교전으로 주민 320명 사망"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국제동맹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는 시리아 동부에서 교전이 격화하며 피란민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州) 하진과 수사 일대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 세력과 IS의 교전을 피해 주민 수천 명이 주변 쿠르드 점령 지역으로 최근 도망했다고 AFP통신이 1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동부 쿠르드 지역 홀(알홀)에 있는 피란민 캠프에는 지난 며칠 새 하진 일대에서 온 주민 약 1천700명이 몰려들었다.
젖먹이를 안고 국경 지역 샤아파를 벗어나 홀 피란민 캠프에 도착한 어머니 카멜라 파델 부부는 "배가 고파 탈출했다"면서 "거기는 먹을 게 하나도 안 남았다"고 증언했다.
파델 가족은 최근 다른 주민 약 200명과 함께 IS 점령지를 탈출, 캠프에 도착했다.
격화한 교전과 먼 거리 탓에 IS 격퇴전 지역에 남은 민간인의 수를 가늠하기조차 힘들다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마르와 아와드 대변인은 올해 7월 이후 하진 일대에서 도망한 피란민이 1만6천500명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피란민 무리가 형성되는 것은 IS가 수세에 몰리며 주민에 대한 통제가 약화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IS는 시리아 점령지 대부분을 상실했으나 시리아 동부 하진, 수사, 샤아파 등에 수뇌부와 외국인 조직원 등 약 2천명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IS의 학살을 심판하는 '이라크 시리아 종족학살 단죄법'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IS를 상대로 큰일을 했고, 이제 그 지역에 그들(IS)이 극소수 남아 있다"면서 "30일 안에, IS 중 누구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앞서 9월 국제동맹군을 등에 업은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하진 '해방작전'에 나섰으나 궁지에 몰린 IS 잔당의 극렬한 저항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동맹군의 공습과 IS의 '민간인 방패 전술'이 겹쳐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국제동맹군의 하진 작전이 시작된 이래 어린이 113명을 포함해 민간인 320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제동맹군이 하진의 유일한 병원을 폭격했다는 시리아 정부의 비난과 관련, IS 격퇴전 사령부는 합법적 공습이었다고 11일 밝혔다.
IS 격퇴전 사령부는 "IS가 병원을 교전 시설로 썼기 때문에 그 병원은 전쟁규범에 따른 보호 대상 시설 지위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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