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문가 "北 기업 히든챔피언 육성 지원해야 균형발전 도모"
정형곤 KIEP 선임연구원 "서독의 지원이 동독 주민의 시장경제 적응에 도움"
KIEP·기재부, 한·독 통일 경제정책 세미나 개최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독일의 통일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의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김영찬 한국외국어대 외래교수는 12일 "통일 과정에서 북한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숨은 강소 기업)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기업가 정신과 더불어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지역 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김 외래교수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획재정부와 KIEP가 공동 개최한 '제5차 한·독 통일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독일 통일 이후 동독 지역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사례를 소개하며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김 외래교수는 동독 지역에 히든 챔피언이 등장한 것은 이전부터 보유한 기업 기술의 영향도 있었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록 동독의 히든 챔피언 숫자가 서독보다 매우 적었으나 이들이 출연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외래교수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장 등을 지냈으며 퇴직 후 KIEP 초청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북한을 연구했다.
정형곤 KIEP 선임연구위원은 "동서독의 교역이 증가한 직접적인 원인은 제도적 특혜가 아닌 정치적 화해와 협력 정책이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냉전 시대에 시작된 동서독의 교역은 처음부터 품목·교역액·송금이 철저히 정부 통제하에 놓인 경제협력이었고, 서독 정부는 이런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동독 정부에 부가가치세 및 관세 면제·스윙 차관 제공 등 다양한 특혜를 보장했고 그 결과 양측 교역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당시 서독 정부는 동독의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제도적 특혜와 철도 연결 등 다양한 수단을 지원했다"며 "이것이 향후 동독의 서독시장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서유럽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독의 동독 지원이 동독의 사회주의권 국가에 대한 종속을 줄였고 통일 이후 동독 주민들의 시장경제 적응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마티아스 브라허트 독일 할레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사회주의 유산이 통일 이후 시행된 구조적 변화에 동독 지역이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줬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국유기업이 바로 폐쇄되지 않고 지역의 산업 정책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옛 시스템이 동독의 중·단기 경제 개발을 견인하고 고용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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