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서 만난 '판사출신' 나경원·'노동계출신' 홍영표
개인적·정치적 인연 없어…여야 협상 새 국면 맞을 듯
홍영표 "같이 힘 모으자"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차지연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선출되면서 협상 카운터파트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극과 극의 인생 행보를 걸어온 데다,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렇다 할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야 하는 관계'라는 말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으로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걸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라는 아픔이 있긴 했지만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한 '스타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 출신의 3선 의원이다.
대학을 다니다 대우자동차 용접공으로 취업한 이후 민주노총을 거쳐 노무현정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의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고, 2009년 인천 부평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에서 10년 넘게 한 솥밥을 먹었지만, 상임위에서조차 마주치지 않은 두 원내대표다. 홍 원내대표는 주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그런 두 사람이 여당 원내사령탑과 제1야당 원내사령탑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협상과 협치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는 같은 노동계 출신으로 때로는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면서도 주요 고비에서는 합의점을 찾으며 '남다른 궁합'을 보였던 터다.
한국당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강성 대여 투쟁으로 '들개'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성태 원내대표와 다른 방식으로 대여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방식에 당내 반발이 작지 않았던 만큼 나 원내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내후년 총선이 치러지는 만큼 문재인정부를 향해 날선 각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내년 5월 중순까지가 임기로 앞으로 5개월간 나 원내대표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홍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국회가 할 일이 많으니까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위해 같이 힘을 모아서 노력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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