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과의 전쟁' 부산지검, 처음이라도 사안 중대하면 구속

입력 2018-12-11 12:00
'음주운전과의 전쟁' 부산지검, 처음이라도 사안 중대하면 구속

집행유예, 4회 이상·알코올농도 0.2% 이상은 예외없이 영장

재범 위험성 높은 음주 운전자 차량은 법원에 몰수 신청

수사단계 소환불응자, 체포영장 발부받아 지명수배 방침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최근 부산 한 의사는 하루에 두 번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단속됐다.

면허취소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91% 만취 상태로 운전했지만, 인명사고를 내지 않아 과거였다면 불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와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불구속 수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경찰은 이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운전자가 몰던 BMW에 치여 숨진 윤창호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음주운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에 이른다.

부산지검은 음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중대한 사고를 내거나 상습 음주 운전자에 대해 예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건 처리 방안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이 예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는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나 누범기간 중 다시 음주운전을 했을 때, 음주운전 전력이 4회 이상(최근 3년 새 2회 이상)이거나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일 때다.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면 피해자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단순 음주운전이라도 무조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는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또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첫 음주운전이라도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음주 사고 예방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대상이 아니어도 대검찰청 사건처리지침에 따라 음주운전 전력 2회 이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거나 무면허로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인 상태로 운전한 자에게는 정식 재판을 청구해 징역형을 구형할 예정이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이 높은 음주 운전자 차량은 법원에 몰수 신청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재판에 불출석하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기로 했다.

수사 단계에서 소환에 불응하는 음주 운전자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지검은 음주운전 사건 처리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려고 음주운전 재판만 맡는 전담 검사·수사관을 지정하고, 일선 경찰서에 이 같은 사건 처리기준 공문을 보내 참고하도록 했다.

올해 들어 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건은 총 7천453건(인명사고 422건, 단순 음주운전 7천31건)이었고 이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경우는 16건(경찰 신청 10건, 검찰 청구 6건)이었다. 법원은 8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기간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한 사건 중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사건은 23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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