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태국여행' 주의보…마약조직, 운반책 모집에 악용

입력 2018-12-11 10:45
'공짜 태국여행' 주의보…마약조직, 운반책 모집에 악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공짜 여행을 미끼로 외국인을 유인해 마약에 동원하는 범죄조직이 태국에서 적발돼 주의가 요망된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공짜 여행을 미끼로 외국인을 유인한 뒤 마약을 운반하게 한 혐의로 이란 국적 남성 모함마드 알리 에자지(43)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에자지는 태국과 중국, 독일을 도는 공짜 여행과 20만 바트(약 690만원)의 여행경비를 제공하겠다는 글을 웹사이트에 올리고, 이 글을 보고 접근해온 일본인 남성에게 마약이 든 여행 가방을 중국으로 운반하게 하려 한 혐의다.

그가 일본인 남성에게 전달한 여행용 가방에는 두꺼운 외투로 위장한 크리스털 메스암페타민 2㎏이 들어 있었다.

공짜 여행에 속아 태국에 온 일본 남성은 자신에게 전달된 가방에서 마약이 발견되자 현지 주재 일본 대사관에 알렸다.

대사관 측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방콕 시내 아파트 등에 용의자가 보관하고 있던 알약 또는 가루 형태의 메스암페타민도 압수했다.

에자지는 경찰에서 "이란인 공범, 일본 내 마약밀매조직과 짜고 무료 여행을 가장해 운반책 모집을 계획했다"며 "이들은 마약을 아시아와 유럽 등지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국경 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에서는 메스암페타민과 같은 저가 합성 마약류 제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태국과 중국 등의 화학산업 발달로 원료물질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이 지역의 합성 마약 생산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최근 열린 대책회의에서 골든 트라이앵글의 합성 마약 생산량이 주요 시장인 메콩강 유역을 포함한 동남아의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최근 한국,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밀매조직의 다음 공략 목표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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