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제한때 국무회의 거쳐야…교류협력법 개정안 의결(종합)

입력 2018-12-11 11:51
남북교류 제한때 국무회의 거쳐야…교류협력법 개정안 의결(종합)

개성공단 중단, 5·24 조치 법적근거 미약…"교류협력 안정적·투명하게"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정부가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 법률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통일부 장관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남북교류협력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제한·금지가 가능한 4가지 사유를 적시했다.

이는 ▲북한이 남북교류·협력에 대해 부당한 부담을 주거나 제한을 하는 경우 ▲북한의 무력도발 또는 이에 준하는 사태로 인해 남북교류·협력에 참여하는 남한 주민의 신변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국제공조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등이다.

이밖에 ▲남북 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가 발생해 교류협력 제한·금지의 필요가 있는 등 통일부 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도 관련 사업을 제한 또는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교류협력을 제한·금지하는 조처를 했을 때는 통일부 장관이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개정안은 명시했다. 또 제한·금지 사유가 사라지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해제해야 한다.

정부가 법률 개정에 나선 것은 2016년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이나 2010년 5·24조치 등 과거 남북교류를 제한한 조치가 충분한 법적 근거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 때문이다.

2016년 초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연이어 감행하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 결정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판단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내놓은 5·24 조치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이나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런 점에서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한·금지조치는 물론 그 해제도 명확한 법률적 근거와 절차를 마련해 진행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통일부 당국자는 "교추협이나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서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교류협력 제한·금지로 교역 및 경제협력 사업이 상당 기간 중단된 경우에는 정부가 당사자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규정도 신설했다.

갑작스러운 남북관계 변화로 피해를 본 경협 기업들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경협보험 제도에 따른 지원과는 구별돼야 한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책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소규모 위로금 성격의 지원은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총금액 미화 50만 달러 이하의 소액투자 사업의 신고는 내용이 법에 적합하면 수리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통일부는 법률 개정안을 지난 7∼8월 입법 예고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을 이번 주 내로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주민 접촉 등 교류협력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교류협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 입법안이 국회로 가면 통합해서 논의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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