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러 연결하는 동북아 전력망사업에 7조∼8조원 필요"
한전 보고서 "전력수급 안정·전기요금 인하·온실가스 감축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우리나라의 전력망을 중국, 러시아, 일본과 연결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에 최소 7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고 일본에는 전력을 수출하는 대규모 사업이라 추진이 쉽지 않지만 성사시 전기요금 인하와 온실가스 감축, 전력수급 안정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11일 한국전력[015760]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게 제출한 '동북아 계통연계(전력망 연결) 추진을 위한 최적 방안 도출 및 전략수립' 보고서는 동북아 계통연계사업에 필요한 총투자비를 7조2천억∼8조6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중국 웨이하이와 인천 간 370km 구간을 해저 케이블로 연결하는데 2조9천억원이 소요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을 거쳐 경기 북부까지 1천km 구간을 연결하는데 필요한 투자비가 2조4천억원이다.
일본은 기타큐슈나 마츠에를 해저 케이블로 경남 고성과 연결하는 방안이 있다. 기타큐슈는 220km 구간에 1조9천억원, 마츠에는 460km 구간에 3조3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사업 추진 배경으로 국내 전력수급 안정화를 꼽았다.
'전력 섬'인 우리나라의 전력망을 다른 국가와 연결하면 국내 전력생산이 부족할 경우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등 날씨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망 연계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탈석탄, 탈원전,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수급 및 계통 불안정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 수단 확보"도 추진 사유로 포함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력을 수입하는 게 국내 생산보다 저렴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다.
보고서는 중국으로부터 전력을 수입할 경우 한전이 연간 1조3천억원의 전력량 정산금을 절감하고, 이를 소비자에 환원할 경우 최대 1kWh(킬로와트시)당 약 3원의 전기요금 인하가 가능하다고 봤다.
환경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력을 수입하면 온실가스 1천100만t, 미세먼지 2만t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일본으로 전력을 수출하면 온실가스 400만t, 미세먼지 7천t이 증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전력망 연계가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하고 큰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북아 긴장 완화와 경제성을 위해 초기 단계부터 북한의 참여가 필요하나 북핵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논의는 활발하나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존재한다"면서도 "느리더라도 결국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2011년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제창한 이후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비슷한 개념의 프로젝트가 북유럽, 남유럽, 아프리카 등에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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