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베네수엘라에 전략폭격기 2대 배치…"연합훈련위해"(종합)

입력 2018-12-11 18:01
러시아, 베네수엘라에 전략폭격기 2대 배치…"연합훈련위해"(종합)

배치 기간·탑재 무기는 미공개…양국, 대미 연대 강화



(멕시코시티·모스크바=연합뉴스) 국기헌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와의 연합 군사훈련을 위해 장거리 전략 폭격기 2대를 포함한 공군기들을 베네수엘라 현지로 파견했다고 AP·타스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과 러시아 국방부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160 2대, 100명의 러시아 공군 조종사와 요원 등이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마이케티아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재래식 무기와 사거리가 5천500km에 달하는 핵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Tu-160은 러시아의 대(對)시리아 공습 작전에도 투입된 적이 있다.

러시아는 Tu-160 외에 안토노프(An)-124 대형 수송기 1대와 일류신(Il)-62 여객기 1대도 베네수엘라에 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자국 공군기들의 베네수엘라 배치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번 비행이 철저히 국제법을 지키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공군기들은 대서양, 바렌츠해, 노르웨이해, 카리브해 등을 지나는 항로를 따라 1만km 이상을 비행한 뒤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공군기들의 비행 도중 일부 구간에선 노르웨이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해 감시 비행을 벌였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소개했다.

공군기들의 베네수엘라 도착 이후 마이케티아 공항에서는 파드리노 장관 등이 참석한 환영식이 열렸다.

러시아 공군기들은 베네수엘라 공군과 함께 연합 기동훈련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그러나 장거리 전략폭격기에 탑재된 무기와 배치 기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파드리노 장관은 "러시아 공군기 배치는 우리가 필요할 경우 최후 순간까지 베네수엘라를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양국의 항공우주 방어 체계의 상호운용 수준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합 군사훈련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 국면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양국 간 협력 관계 증진 논의를 위해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한 뒤 이뤄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종종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전복시키려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주 "러시아 공군기들이 베네수엘라로 비행을 계속하고, 러시아 해군 함정들도 베네수엘라 항구에 입항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Tu-160 폭격기는 지난 2008년과 2013년에도 훈련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배치됐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를 쿠바와 함께 미국 견제를 위한 중남미 지역의 핵심 동맹국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 전략폭격기의 베네수엘라 배치와 관련해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두 부패한 정부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국가 자산을 낭비하면서 자유와 독립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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