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金 연내 또는 내년 초 답방, 북미관계 등 지켜봐야"(종합)
"북미 2차정상회담→남북미 종전선언→金답방 되면 환상적 순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0일 연내 또는 내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능할지는 북미관계 등을 보면서 "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이날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비핵화 이후 한반도' 국제 콘퍼런스에서 "연내가 아니면 내년 초라도 서울 답방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북미관계도 보고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답방 간의 순서에 대해 "어느 쪽으로 가도 상당히 보완적이고 선순환 관계"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원래 우리가 생각한 게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하고, 그게 성공적으로 되면 우리 대통령도 참여해서 3자 사이에 소위 종전선언까지 채택하고 그러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동시 추동한다는 생각"이라며 이후 김 위원장의 방한이 이뤄지면 '환상적인 순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김 위원장 답방이 먼저 이뤄질 경우에도 "북미 간 어려움에 대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얘기하고, 김위원장이 거기에 대안을 마련한다면 북미관계 교착을 풀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서 서울을 방문할 수 있으면 상당히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특보는 최근 북미 간의 교착 상태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대답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선희나 김영철에게 10번, 20번 넘게 전화를 했지만, 평양으로부터 답이 없다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협상을 풀어나갈 방안과 관련해 미국 측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과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으로 추정되는 북측 인사가 지난 3일 판문점에서 회동하는 등 북미 간에 물밑 접촉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로버트 칼린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연구원, 스탠리 로스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추수룽(楚樹龍) 칭화대 교수, 양시위(楊希雨) 전 중국 6자회담 차석대표 등 미·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칼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 "굉장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실제로 이런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한 이달에 방한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중 전문가들은 북미협상의 쟁점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비핵화 이후 미국의 대남 핵우산 유지 여부, 미·중과의 관계 등도 주제에 올랐다.
로스 전 차관보는 북한의 비핵화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 전개와 관련해 "완전한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황별로 군의 태세, 동맹의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핵우산을 걷어내는 협상 자체를 미국이 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라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밝혔다.
반면 양시위 전 대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어느 핵보유 국가도 어떤 형태로든 핵억지력을 한반도 위에 제공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양 전 대표는 "종전선언을 하고 나서야 북측도 분명히 '종전이 됐으니 경제개발에 집중하자'고 주민과 군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추수룽 교수는 북한이 올해 4월 국가 전략노선을 핵·경제 병진에서 '경제건설 총력 집중'으로 전환한 데 대해 "덩샤오핑이 추진했던 개혁과 유사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