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뚫고 나흘째 오체투지…"'파인텍 굴뚝 농성' 해결하라"
6일부터 청와대∼목동까지 20㎞ 행진…오늘 '굴뚝문화제' 이어 내일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한파가 이어진 9일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나흘째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갔다.
오체투지(五體投地)란 무릎을 꿇고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게 절하는 것을 뜻한다.
공동행동은 지난 6일 파인텍 노동자의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고 촉구하며 청와대 앞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의 스타플렉스 사무실까지 약 20㎞의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나흘째인 이날은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영등포전화국 로터리에서 행진을 출발했다.
공동행동 소속 30여명은 소복을 입고 바닥에 절을 하며 행진했다. 잠깐만 밖에 있어도 손과 발이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였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10걸음가량을 이동한 뒤 북소리에 맞춰 찬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완전히 눕혔다. 행진 나흘째라 모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절을 하는 모습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흐트러짐이 없었다.
'최장기 굴뚝 농성 408일을 넘길 수 없다'는 현수막을 든 노동자들이 행진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지하철 9호선 당산역·선유도역을 지나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까지 행진한 뒤 굴뚝 밑에서 문화제를 개최한다. 10일에는 목동의 스타플렉스 사무실까지 이동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마무리한다.
공동행동은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책임은 명백히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에게 있다"며 "김 대표는 공장을 헐값에 인수해 2년 만에 폐업하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그에 맞선 408일의 고공농성으로 이룬 노사합의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은 파인텍 공장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부터 목동 열병합발전소 높이 75m 굴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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