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필라델피아 엠비드 "버틀러 영입 이후 기용 방식에 실망"
버틀러 오기 전 평균 28.2점에서 이후 23.8점으로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주전 센터 조엘 엠비드(24·카메룬)가 최근 자신의 기용 방법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지역 신문인 인콰이어러는 8일 "엠비드가 버틀러 영입 이후 새로 주어진 역할이 자신의 경기력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키 213㎝인 엠비드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한 선수다.
오른쪽 발 부상으로 2016-2017시즌에야 데뷔전을 치렀으나 지난 시즌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기력을 발휘, 구단이 기다려준 보람을 찾게 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63경기에 나와 22.9점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엠비드는 2017-2018시즌 신인상 수상자 벤 시먼스와 함께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필라델피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달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올스타 포워드 지미 버틀러를 영입, 기존의 엠비드, 시먼스와 함께 '빅3'를 구축해 우승 후보라는 평까지 들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후 약 1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엠비드가 자신의 역할에 불만을 토로하며 이상 기류가 생겼다.
엠비드는 인콰이어러와 인터뷰에서 "최근 내 역할은 (골밑에) 공간을 만들어주고, 외곽에서 슛을 던지는 정도로 쓰이는 것 같다"며 "몸 상태도 좋은데 이런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필라델피아는 최근 동부 콘퍼런스 2위로 올라섰지만 모든 선수가 다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엠비드의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엠비드는 버틀러가 합류하기 전에는 15경기에서 평균 28.2점을 넣고 야투 성공률 48%를 기록했다. 하지만 버틀러와 함께 뛴 11경기에서 23.8점에 야투 성공률 43.1%로 내려갔다.
6일 토론토 랩터스와 경기에서 10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엠비드는 당시 야투 성공률이 29.4%(5/17)에 그쳤고 실책 4개를 저질렀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전투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인콰이어러는 "수비에서도 움직임이 느렸고, 상대에게 자리를 자주 빼앗겼다"고 평가했다.
최근 세 경기 야투 성공률은 33.3%(14/42)다.
인콰이어러는 "버틀러 역시 엠비드처럼 림을 직접 공략하기를 즐기는 스타일"이라며 "엠비드가 이런 버틀러와 함께 뛰는 것에 아직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라델피아는 시즌 개막에 앞서 엠비드에게 페인트 존 안에서 적극적으로 바스켓을 공략하는 경기 스타일을 주문했다"며 "그러면서 자유투 기회도 더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버틀러가 들어온 이후로는 반대로 외곽으로 행동반경을 넓히도록 하면서 엠비드가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엠비드는 "특히 속공이 아닌 정돈된 상황에서는 거의 자유투 라인이나 그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털어놨다.
브렛 브라운 필라델피아 감독은 "버틀러가 들어온 것과 (골밑)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 사이에 큰 연관성은 없다"며 "엠비드를 위한 공간 확보도 물론 중요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엠비드는 "마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며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엠비드는 트레이드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불만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버틀러가 이전 소속팀인 미네소타에서 팀내 불화설이 있었던 사실을 신경 쓴 셈이다.
어찌 됐든 필라델피아는 버틀러 영입 이후 9승 3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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