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란조끼' 시위대 곳곳서 경찰과 대치…폭력사태는 없어(종합)
새벽부터 노란 조끼 입은 시민들 샹젤리제 거리 속속 집결
1천여명 행진하다가 촘촘한 경찰력에 가로막혀…경찰, 최루탄·물대포로 통제
이른 아침부터 주요 길목 검문검색…화염병·쇠막대 등 소지한 360명 구금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대규모 '노란 조끼'(Gilets Jaunes) 운동이 8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니스, 마르세유 등 전국에서 네 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 모인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다가 오전 10시 40분께부터 경찰과 충돌했지만 지난 주 시위와 같은 폭력사태는 없었다.
지난주 방화와 약탈 등 과격시위가 벌어졌던 샹젤리제 거리에는 중무장한 경찰의 삼엄한 통제 속에 이른 아침부터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었으며, 조끼 뒤에 '마크롱 퇴진' '민중 전선'(Front Populaire) 등의 문구를 적어 넣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를 몸에 두른 사람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합창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노란 조끼' 네 번째 전국집회인 이날 시위에서 최저임금 인상, 거주세 인하, 부유세(ISF)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 등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파리 전체는 8천명, 전국에서는 총 3만1천명이 노란 조끼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정부는 수도 파리에만 8천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 바스티유 광장 등 주요 집회 장소들을 통제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8만9천명의 경찰이 노란 조끼 집회 경비에 동원됐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등 시내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행진을 시도하다가 곳곳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이따금 최루탄을 쏘고 살수차의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통제했지만, 우려됐던 과격 시위대의 약탈과 방화 등의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파리 외 니스, 마르세유 등 지방에서의 시위도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당국이 지난주 파리의 폭력시위 사태 이후 경찰력을 대폭 늘리고 위험인물들을 사전 검문검색에서 대거 체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리경시청은 "어제와 오늘 새벽에 시위 대비 태세를 전보다 훨씬 더 강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른 아침부터 몽파르나스 역과 리옹 역 등 파리 주요 역앞과 샹젤리제 거리로 통하는 도심 길목에서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시민들을 일일이 검문·검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까지 파리에서만 총 약 575명을 연행해 이 중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위해를 가할 만한 물품을 소지한 360여 명을 구금 중이다.
이날 파리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궁 인근 등에 경찰 장갑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파리 시위 현장의 경찰 장갑차 투입은 2005년 파리 인근 낙후지역의 폭동 사태 이후 처음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이날 BFM 방송에 출연해 "노란 조끼 시민들은 폭력세력과 절대 섞이면 안 된다"면서 "오늘 시위에서 폭력을 선동하는 이들은 반드시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의 쇼핑몰과 레스토랑, 카페 등은 거의 전부 영업을 중단했으며, 대로변의 진열창 보호를 위해 나무합판을 덧댔다. 삼성전자가 샹젤리제 거리에 지난 7월 문을 연 브랜드체험관도 외부 창에 겹겹이 나무합판을 대고 폭력시위에 대비했다.
경찰은 샹젤리제 거리와 바스티유, 오페라 등 주요 도심에서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쌓거나 불을 지를 도구로 사용할 만한 쓰레기통 등을 사전에 치우고 과격시위대의 방화의 표적이 되는 도로변 주차 차량도 미리 모두 대피시켰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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