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내주 또 폭발?…"美, 中정부 연계 해킹단 사법처리"
WSJ "기술서비스제공업체 뚫어 美기업·정부기관 침투 가능성"
"역대최대 기술도둑질 단속"…화웨이 CFO 체포 이은 추가악재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이어 내주 중국 해킹단에 대한 사법처리 발표로 또 한층 증폭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연방검찰이 이르면 다음 주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의 위법행위 혐의를 공표하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해커는 미국의 기술서비스 제공업체에 침투, 업체가 보유한 고객들의 네트워크에서 영업비밀을 수집하고 지식재산권을 훔치려고 수년간 정교한 계획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커들이 기술서비스 제공업체에 침투하면 피해는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업체로부터 기술인프라 원격조정, 클라우드 저장 등의 서비스를 받는 기업, 그 기업과 연계된 다른 기업으로 계속 확산할 수 있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이번에 발표될 기술서비스 업체들을 겨냥한 해킹은 수만개에 이르는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까닭에 중국의 '사이버 도둑질' 작전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WSJ는 이들 해커가 기술서비스 업체들의 보안망을 뚫어 디지털 업무를 해당 업체들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과 정부 기관 수십곳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에너지, 보건, 통신, 제조업계에서 정보수집과 지식재산권 절도를 위한 기술서비스 제공업체 해킹이 기승을 부린다고 지난 10월 경고했다.
민간 부문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들 해킹이 'APT 10'이나 '클라우드호퍼'와 같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킹단의 소행으로 지목했다.
최근 들어 미국 수사기관의 해킹 단속은 '기술 도둑질'로 불리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에 대해 높아지는 경계심과 더불어 강화되고 있다.
미국 검찰은 여러 미국 항공사를 해킹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끈질긴 작전을 펼친 혐의로 중국 정보기관 요원을 포함한 10명에 대한 사법처리를 지난 10월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 법무부는 비슷한 시기에 한 중국 국유기업과 대만 협력업체를 미국 최대의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의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입건했다.
WSJ는 이 같은 사안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할 때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중국 정부의 해킹을 공개하고 규탄하기 위해 미국 수사기관이 역대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해설했다.
중국의 기술 도둑질을 막는다는 기치를 내건 이번 수사는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해킹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산업 스파이에게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기술 도둑질 때문에 역사상 최대의 국부유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미국 경제가 중국의 이런 불법행위 때문에 입는 손해액이 연간 수천억 달러(한화 수백 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번 기술서비스 제공업체 해킹 사건이 발표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전쟁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살얼음 위를 걷던 미중관계는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최근 미국의 대이란제재와 관련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한층 더 고조된 바 있다.
WSJ는 기술서비스 제공업체 해킹건에 대한 사법처리 발표가 이미 수주 전부터 예상돼왔다고 보도했다.
더 일찍 발표될 수 있었으나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문에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중갈등을 증폭할 이 조치가 공개되면 G20 정상회의 진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기간에 '사이버 침투와 사이버 절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이 의제뿐만 아니라 미국이 주장하는 각종 불공정행위에 대한 언급 자체를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조차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 항공사 보잉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 연결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던 위성사업을 중국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취소했다.
중국은 국유기업을 통해 위성사업에 2억 달러(약 2천245억원)를 투자했는데, 이를 토대로 중국이 이 위성을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고 미국 무역법규에도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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