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애청' 폭스 출신 美유엔대사…중량감 낮추고 코드 강화
"유엔대사 직급, 장관급서 하향조정 방침"…상원 인준서 전문성 도마 오를듯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차기 유엔대사로 지명된 헤더 나워트(48)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폭스뉴스 기자 출신이다. 20여 년 기자 경력의 대부분을 폭스뉴스에서 활동하면서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기자로 부상했다.
특히 폭스뉴스 아침 뉴스쇼인 '폭스 & 프랜즈' 앵커를 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청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에서 '트럼프 충성파'로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나워트를 차기 유엔 대사로 지명하겠다고 밝히면서 "매우 재능있고 똑똑하다"고 호평했다.
공직과 외교 경험은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무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 3월부터 공공외교·공공정책 담당 차관보도 대행하고 있다.
특히 렉스 틸러슨 초대 국무장관 시절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체제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속에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국무부 대변인에서 차관보급을 거쳐 최고위급 외교관까지 초고속 승진한 셈이다.
향후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되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의 후임으로 취임하게 된다.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한 헤일리 대사는 연말을 끝으로 유엔대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유엔대사를 맡는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의 서맨사 파워 전 유엔대사에 이어 2년 만이다. 파워 전 대사, 헤일리 대사에 이어 유엔 외교무대에서 '우먼파워'를 거듭 증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렇지만 상원 인준 절차에서는 험로가 예상된다.
부족한 외교·행정 경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무게감에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한 헤일리 대사보다 다소 밀리는 편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대사도 외교 경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최소한 주지사를 두 차례 지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미국 유엔대사 자리는 한동안 공석이 되면서 차석대사가 대행하는 체제가 예상된다. 물리적으로도 연말까지 인준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장관급인 유엔대사의 지위도 관전 포인트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물론, 과거 유엔대사를 역임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유엔대사의 직급을 낮추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당국자는 "유엔대사를 비(非) 각료급으로 하향 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기존 헤일리 대사가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폼페이오 장관·볼턴 보좌관과 함께 '외교의 3대축' 위상을 누렸던 것과 달리, 향후 유엔대사의 정치적 중량감을 떨어뜨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CNN방송은 "유엔대사를 각료급으로 유지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노선과는 어긋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역학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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