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들 "현행 교과서로 5·18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현행 역사교과서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7일 '교과서 속 5·18을 말하다'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담긴 5·18 관련 내용을 분석, 향후 집필 방향에 대해 제안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경훈 광주교대 부설초등학교 교사는 "이명박 정부 이후 초등 교과서에 5·18 서술 분량이 대폭 축소됐다"며 "내용 역시 사건의 주체가 불분명하고 부연 설명이 없어 5·18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9 개정 교육과정처럼 단 3문장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배울 순 없다"며 "5·18 전개 과정과 역사적 의의가 왜곡되거나 축소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김보름 광주문화중학교 사회교사는 "계엄군의 무력 진압을 중심으로 서술하다 보니 봉쇄된 광주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며 "그 시기에 있었던 광주 시민들의 '자치 공동체'라는 높은 가치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앞으로 진상규명 과정이나 희생자 문제, 발포명령자 등 밝혀야 할 진실들에 대해 주목한 교과서도 필요하다"며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가치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5·18은 오래된 과거 속 이야기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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